쿠팡이 ‘로켓클럽’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로켓클럽은 쿠팡 이용자가 월 5천 원 또는 연 4만9천 원의 회비를 내면 ‘로켓스타일’ ‘로켓배송’ 상품에 한해 무조건 무료반품이 가능하도록 한 프리미엄 회원제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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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 |
쿠팡은 유료 회원제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면서 ‘로켓클럽’을 무료로 시범운영했는데 결국 유료로 전환없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단골고객 확보를 위해 도입을 추진한 ‘로켓클럽’ 운영을 30일 중단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하반기 ‘쿠팡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시범운영 차원에서 무료로 운영했다.
무료체험기간을 두 차례 연장하면서 6월30일 이후 유료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쿠팡은 이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쿠팡은 서비스를 보완해 다시 프리미엄 회원제 도입을 시도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지만 유료회원제 도입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새 수익모델로 아마존의 유료회원제를 모방하려 했는데 6개월이란 짧지 않은 시범운영에도 적합한 수익모델을 찾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에 프라임 회원 5천만 명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연회비나 월회비를 내고 이틀 내 무료배송을 비롯해 무제한 콘텐츠 스트리밍, 무료 책대여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김범석 대표는 지난해 “아마존은 프라임서비스를 위해 19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며 “쿠팡의 장기적 투자를 지지해주는 투자자들이 있는 만큼 단기적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유료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양과 질에서 쿠팡과 차이가 월등하다. 아마존은 중개판매업뿐 아니라 자체브랜드(PB)상품이나 콘텐츠사업 등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쿠팡이 유료회원제 도입을 포기하는 것을 놓고 ‘무료반품 서비스’ 폐지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쿠팡은 유료 회원제를 도입하기 위해 무료반품 서비스만 전면에 세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이 무료배송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만큼 회비를 내고서라도 누리고 싶은 다른 혜택이 마련돼야 한다”며 “무료반품만 하더라도 티켓몬스터의 티몬도 회원제가 아닌 서비스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 최저가경쟁 등으로 제품판매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 상황에서 무료반품 서비스를 계속 시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유료회원 서비스는 안정적 수익확보를 위한 것인데 오히려 무료반품에 쓰이는 비용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무료반품 서비스 폐지로 ‘로켓배송’을 둘러싼 유상운송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켓배송은 쿠팡의 자체배송시스템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쿠팡이 9800원 이하 제품의 경우 배송비를 2500원 받고 반송은 5천 원의 비용을 받고 있는 만큼 허가받은 운송업자만 할 수 있는 유상운송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은 서비스 차원일 뿐 영업행위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는데 로켓클럽이 중단되면 모든 반품배송이 건당 유료로 전환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