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생소한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적극적 투자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앞서 휴젤 지분도 글로벌 전문투자펀드(CBC그룹), 국내 사모펀드(IMM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공동으로 인수했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의료바이오’와 ‘에너지전환’을 두 축으로 삼고 있다.
분야별로 보면 의료바이오 분야에서는 휴젤과 메디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에너지전환 분야에서는 관련 분야에서는 합작법인을 통해 기술력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신사업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GS는 의료바이오뿐 아니라 최근 에너지전환 분야에서도 잇따라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GS그룹 에너지사업 중간 지주사 GS에너지는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1700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을 세우기로 했다.
배터리 재활용사업은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함께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대표적 분야로 꼽힌다.
GS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공식적으로 포스코그룹과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해왔다.
포스코그룹은 배터리 원재료 확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사업 등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과 시너지를 낼 역량을 키우고 있어 GS그룹이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 회장도 이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서명식에서 “두 그룹의 사업역량을 모은다면 에너지전환이라는 변화 요구에 대응하고 새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GS에너지는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과 태양광 모듈용 시트의 핵심 소재인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생산 합작법인(에이치앤지케미칼)을 설립한다. 2025년부터 연간 30만 톤의 EVA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GS그룹은 한화솔루션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사업과 연계한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또 한화솔루션은 이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EVA 생산능력 1위(연간 92만 톤)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솔루션이 이미 EVA사업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점도 GS그룹 신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은 올해부터 시행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발맞춰 1월 발 빠르게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했는데 이 또한 허 회장이 미래 신사업 발굴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형 벤처캐피탈은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법인이 대주주인 벤처캐피탈로 스타트업 투자를 주요 목적으로 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 일반 지주회사도 기업형 벤처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허 회장은 9월7일 GS그룹 창립 첫 신사업 전략보고회에서 “GS가 추구하는 미래성장 전략의 핵심은 다양한 역량을 가진 외부 파트너와 함께 신사업을 창출해 나가는 것”이라며 “적극적 투자와 사업 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