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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빌려쓰며 회사만 늘린 카카오, 위기대응 능력 10년째 '제자리'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2-10-17 15: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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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지난 주말 전국을 휩쓴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카카오의 데이터센터 운영 미숙과 함께 위기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판교 데이터센터를 이용한 네이버와 SK텔레콤 등은 일부 서비스만 장애를 빚은 반면 카카오는 모든 서비스가 완전히 멈췄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빌려쓰며 회사만 늘린 카카오, 위기대응 능력 10년째 '제자리'
▲ 카카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자체 데이터센터 2곳을 건립하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전 카카오 판교 사옥 입구.

대규모 카카오 통신장애가 발생한 10년 전과 달라진 점이 별로 없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IT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자체 데이터센터 2곳이 모두 완공되는 2024년까지는 통신장애에 따른 먹통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같은 곳에서 화재사고를 겪은 네이버와 비교되면서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이원화 등 데이터 보호조치의 중요성에 너무 무감각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카카오는 10년 전인 2012년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장애가 발생해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등의 서비스가 4시간가량 중단된 사고를 경험한 바 있다.

그 뒤로도 서비스 장애가 이어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서비스 제공에서 2018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0건의 장애가 있었다. 이번 판교 데이터센터 사고는 올해 6번째로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다.

카카오톡이 통신장애를 처음 겪은 2012년 카카오는 중견기업에 가까운 규모였고 재무상태도 갓 적자를 벗어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하나의 데이터센터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이에 카카오는 여러 곳에 서버를 분산 운영하는 이원화 체계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는 지난 10년 동안 카카오가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사고 발생 이틀을 향해 가는 현재까지도 완전복구가 되지 않는 등 오히려 위기대응 능력이 더 심각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카카오는 17일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전 9시 기준 톡서랍, 톡채널, 다음·카카오 메일,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 카카오맵 등에 대한 추가 복구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본다. 카카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인 경기 안산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고 제주에도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카카오는 2012년 이후 몸집을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 2012년 461억 원이던 매출은 2021년 6조1366억 원으로 성장했다.

보유 계열사는 2016년 45개에서 2022년 6월 기준 134개로 증가했다. 해외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187개로 늘어난다.

계열사가 4배 이상 많아지는 동안 자체 데이터센터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경기도 판교를 포함해 안양 등 4곳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판교에 메인 시스템이 있어 타격이 컸고 화재 때문에 직접 진입해 시스템을 수리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도 15일 올린 사과문에서 “화재 발생 직후 즉시 분산된 데이터센터에 이중화된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 전환 처리 작업을 시작했다”며 “다만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당 조치를 적용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스템을 여러 데이터센터에 고르게 분산하지 않아 발생한 재앙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원화에 대한 기술기준이 확립돼 있지 않아 아주 적은 부분만 분산 배치해도 ‘이원화’라는 말을 붙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진정한 의미의 이원화가 아니어서 재난 발생 시 대처가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원화를 했느냐 안했느냐보다 얼마만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있지 않아 특정 데이터센터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메인 시스템은 춘천에 두고 일부 서버만 판교 등 여러 곳에 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세종시에도 춘천의 5배 규모로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인데 2023년에 완공된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각종 재난에도 무리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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