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신한금융지주가 3년 만에 순이익에서 KB금융지주를 제치면서 ‘리딩금융’ 위상을 되찾고 주가에서도 KB금융지주를 밀어내고 ‘금융 대장주’ 자리를 탈환할 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순이익 실적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KB금융지주와 엎치락뒤치락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들어 KB금융지주와 시가총액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17일 기준 두 금융지주의 시가총액 격차는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에 ‘금융 대장주’ 자리를 내준지도 3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 올해 들어 KB금융지주와 시가총액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두 금융지주의 시가총액 격차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600억 원가량이다. 올해 초만 해도 두 금융지주의 시가총액 격차가 5조 원까지 벌어진 적도 있다.
KB금융지주의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18조8092억 원, 신한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18조5426억 원이다. 각각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 15위와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둘의 시가총액 격차가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올해 두 금융지주의 실적과 순위가 3년 만에 뒤집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두 금융지주의 위상 변화가 주식시장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금융지주의 주가가 금융회사의 실적을 그대로 반영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두 금융지주 모두 인수합병 등 주가 상승을 확실히 이끌 만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실적 전망은 주가 방향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5년 동안 두 회사가 순이익 실적 측면의 ‘리딩금융’과 시가총액 측면의 ‘금융 대장주’ 자리를 두고 벌인 경쟁의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한 해 실적 순위와 금융 대장주 사이의 관련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KB금융지주가 순이익 측면에서 ‘리딩금융 그룹’ 타이틀을 차지했던 2017년과 2020년, 2021년에는 KB금융지주가 연말 주가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보다 시가총액 규모가 더 컸다. 반대로 신한금융지주가 금융지주 순이익 순위 1위를 차지했던 2019년에는 신한금융지주가 금융 대장주 지위를 확보했다.
2018년만 예외적으로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냈으나 금융 대장주의 영광은 KB금융지주에게 돌아갔다.
올해는 실적면에서 신한금융지주가 3년 만에 KB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 그룹’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많이 나온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지배주주순이익 5조199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4조8701억 원의 지배주주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과 관련해서 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모두 주주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주가 부양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KB금융지주는 2월과 8월 각각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했다. 따로 자사주는 매입하지 않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소각했다.
신한금융지주도 4월과 10월 열린 이사회에서 1500억 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4월 결정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그달에 마무리됐고 10월 의결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안건은 현재 주식을 사들이는 단계에 있다.
두 금융지주 모두 분기배당도 실시해 주가부양을 기대하는 주주들에게 친화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4월 이사회에서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1분기와 2분기 각각 500원을 배당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분기배당을 정례화한 뒤 올해 분기마다 4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