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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30조 중간물류에 발 담가, 류긍선 '문어발' 시선은 부담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2-10-12 16: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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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중개 플랫폼 ‘화물마당’ 지분을 매입하며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에 발을 담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마당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디지털 솔루션만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화물운송업계 일각에서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카카오모빌리티 30조 중간물류에 발 담가, 류긍선 '문어발' 시선은 부담
▲ 카카오모빌리티가 중간물류 시장에 발을 담갔다. 류긍선 대표이사(사진)는 문어발 확장이라는 시선과 싸워야 한다. 

12일 화물운송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화물마당 지분 인수를 두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화물운송업계에서는 중간물류 시장에 대기업도 뛰어든 상황이라 카카오모빌리티도 상황을 지켜보며 사업 진행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1일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주선사연합회)로부터 화물마당 지분 49%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화물마당은 화주와 차주를 연결해주는 중간물류 화물중개 플랫폼이다.

중간물류는 원자재나 완성품 등을 공장에서부터 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이동시키는 운송 시스템을 말한다. 물류사업에서 필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중간물류는 업무처리가 대부분 수기로 이뤄지는 등 아날로그 방식이 많이 남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디지털 솔루션 등을 제공해 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의 업무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직접 사업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화물마당 지분 인수를 통한 협업도 주선사엽합회 측이 먼저 요청했다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설명했다.

반도체, 철강 등 국가 기간 산업의 물류가 모두 중간물류를 거친다. 때문에 중간물류는 약 7~8조 원 규모의 '라스트마일(최종배송 단계)'보다 4배가량 큰 30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도 지난해 5월 중간물류 기업 와이엘피(YLP)를 790억 원에 인수하고 250억 원을 추가 출자해 중간물류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미 중간물류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도 뛰어든 시장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진출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제기돼온 사업의 '문어발 확장'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그룹은 지난해 9월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와 꽃, 간식, 샐러드 배달사업 등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도 올해 4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빌리티 생태계 참여자들과 지속적으로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화물마당의 지분 인수로 약속이 무색해질 수도 있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마당 지분의 절반에 가까운 49%를 인수한 만큼 언제든 추가 매입을 통한 경영권 확보도 가능하다. 주선사연합회는 현재 추가 지분 매각은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중간물류 시장 공략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는 또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6월 중간물류 솔루션 업체인 위드원스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 면허도 이든종합물류로부터 사들였다. 정부는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2004년부터 이 분야 면허를 신규로 발급하지 않고 있어 기존 사업자로부터 매입을 통해서만 진입이 가능하다.

이밖에 카카오그룹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5월 물류 플랫폼 ‘카카오i라스’를 출시했는데 이는 화주와 물류센터를 연결해주는 서비스형 플랫폼이다.

이처럼 여러 정황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중간물류 시장 진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물류환경 디지털화에 대한 니즈가 커져 기존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산업구조를 만들고자 주선사연합회가 협업을 요청해와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산업 생태계를 존중하고 참여자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 검토 시 업계와 협업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위드원스 인수도 화물마당 지분 매입과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 면허 매입에 대해서는 “카카오T퀵에서 오토바이가 아닌 차량으로 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이 면허가 필수적이다”며 “다마스나 라보, 포터 등 차량은 1톤 내외 차량으로 중간물류 진출용 차량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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