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09-30 1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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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넷마블이 현금창출원(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큰맘 먹고 인수한 글로벌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회사 스핀엑스가 효자노릇을 못하고 있다.
스핀엑스가 북미지역에서 올리는 매출이 분명 실적에 보탬이 되고는 있지만 인수 당시의 외화차입금이 환율 상승으로 넷마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넷마블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스핀엑스 인수할 때 빌린 외화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스핀엑스 홈페이지 화면.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환율 상승으로 넷마블에 대한 외화차입금 상환 부담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올해 초 1192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29일 기준 1438원까지 올라갔다.
당초 넷마블은 환율 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매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2021년 매출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3.4%였고 2022년 상반기에는 84.2%에 이르렀다. 해외 매출이 증가할수록 고환율로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다.
그러나 넷마블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60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억 원가량 증가했지만 순손실 1205억 원을 기록했다. 481억 원의 순이익을 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넷마블이 적자를 낸 것은 2014년 CJ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넷마블이 늘어난 매출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순손실을 낸 것은 금융비용 증가 탓이다. 넷마블의 올해 상반기 금융비용은 2648억 원으로 지난해 220억 원보다 12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4월부터 6월까지 2분기 동안 1175억 원의 외화환산손실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억 원보다 43배가 높아진 것이다. 2분기 마지막 날인 6월30일 1301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9월29일 1434원까지 올랐으니 3분기에도 외화환산손실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도기욱 넷마블 각자대표집행임원은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외화차입금으로 환율 변동이 생길 때마다 재무적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채 비율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의 외화환산손실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스핀엑스를 인수하기 위해 빌린 외화차입금 때문이다.
넷마블은 2017년 북미 개발사 카밤 인수를 시작으로 코웨이, 하이브 등의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 10월에는 스핀엑스를 2조626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넷마블은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보유 지분 1조3천억 원가량을 매각했고 은행으로부터 14억 달러도 빌렸다.
넷마블은 스핀엑스와 엔씨소프트 주식 일부를 담보로 달러를 차입했는데 당시 환율은 1147원이었다.
29일 기준 환율로 계산하면 넷마블이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빌린 외화차입금의 원화환산액은 1조6천억 원에서 2조144억 원으로 4천억 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스핀엑스가 넷마블에 연결편입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은 1072억 원으로 그동안 증가한 외화차입금 원화환산액의 4분의1 수준에 그친다.
넷마블이 북미지역 매출 증가와 현금 창출 확대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던 것이 외환시장 위기를 맞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넷마블은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8월 초 스핀엑스 보통주 2억1천만 주를 소각하는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넷마블이 유상감자로 회수한 금액은 공시일 기준 환율 1306원으로 계산하면 2743억 원이다.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인고의 세월이 지난 뒤에는 스핀엑스가 넷마블에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바라본다.
스핀엑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3539억 원, 순이익 665억 원을 거뒀다. 넷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계열사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넷마블은 실적 반등을 위해서 연말까지 6종의 신작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넷마블은 29일 신작 격투게임 ‘킹오브파이터아레나’의 글로벌 사전등록을 실시했다. 베타테스트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던 진지점령게임(MOBA) ‘오버프라임’은 연내 얼리액세스(개발 중인 게임을 미리 플레이해보는 시스템)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넷마블은 하이브리드 리듬액션게임 ‘BTS드림:타이니탄하우스’와 캐주얼 퍼즐게임 ‘샬롯의 테이블’, 블록체인게임 ‘모두의마블:메타월드’와 ‘몬스터아레나얼티밋배틀’ 등을 개발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게임 신작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