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와 경기부진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헤드헌팅회사들은 여전히 활기차다.
채용시장이 신입 공개채용에서 경력 수시채용으로 재편됨에 따라 고위 간부와 전문직을 다루는 헤드헌터들이 기업들의 인재추천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분주하기 때문이다.
▲ 윤애숙 커리어케어 브랜드 담당 매니저(사진)는 경기부진에도 헤드헌팅 업계는 불황을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윤애숙 브랜드 담당 매니저는 "헤드헌팅 업계에선 불황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경직된 채용시장과 달리 헤드헌팅은 활황이라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헤드헌팅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기업의 인력운용이 신입사원을 공채로 뽑아 키워내던 방식에서 경력사원을 수시로 채용해 바로 업무에 투입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경력자와 핵심인재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헤드헌팅을 통해 인재확보 움직임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국내 헤드헌팅산업의 규모가 궁금하다.
"공식적 통계자료가 없어 정확한 규모 파악은 어렵다. 입법 미비로 헤드헌팅은 여전히 '유료직업소개소'로 분류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인력파견회사 같은 용역알선회사도 포함돼 있어 헤드헌팅산업만의 별도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그래도 추정을 해 본다면.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헤드헌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르지 않을까? 핵심인재 전문 플랫폼인 '비즈니스피플'에 가입해 왕성하게 활동하는 헤드헌터가 3천 명을 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헤드헌터도 1만 명을 훌쩍 넘어선 것 같다. 경험이 쌓인 헤드헌터라면 1년에 수억 원의 수수료 매출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계산은 아닐 것이다."
- 헤드헌팅산업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
"기본적으로 헤드헌팅 회사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커리어케어의 경우 지난해 헤드헌팅 매출이 전년대비 70% 정도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잡포털들이 헤드헌팅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직접 헤드헌팅에 뛰어드는 것도 산업이 커지고 있는 징표라고 생각한다."
- 잡포털들이 헤드헌팅에 뛰어든다고 했는데, 이들의 참여를 기존 헤드헌팅회사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목표로 하는 인재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헤드헌팅은 고위인재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즉 일반적으로 찾기 힘든 핵심인재나 전문가, 임원급의 고급인재 같은 이른바 '탤런트(Talent)'를 다룬다. 기존 잡포털들이 헤드헌팅이라고 내놓는 서비스는 일반직원 채용과 관련된 리크루트 서비스(recruit service)지 탤런트 서비스(talent service)가 아니다."
- 인공지능(AI)이 인재 매칭을 하는 서비스도 출시됐다. 어떻게 보고 있나?
"기업의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헤드헌팅과 타겟이 다르다. 헤드헌터들이 인재를 찾을 때는 단순히 직무기술서에 기재된 후보자의 경력 외에 후보자가 재직했던 기업의 조직문화나 업무방식, 후보자의 역량과 성향, 가치관,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또 후보자를 직접 만나 꼼꼼하게 살핀다. AI를 통한 인재 매칭은 헤드헌터들이 하는 인재발굴 과정의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단순직무 담당자나 일반사원을 뽑을 때 AI를 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겠지만 핵심인재와 임원을 발굴할 때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헤드헌팅산업은 여전히 활황일까?
"경기부진은 시간을 두고 헤드헌팅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경기부진에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거나 체제를 정비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기업이 일을 하려면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뛰어난 사람, 이른바 선수가 필요하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사업재편과 전략수립을 위해 핵심인재를 영입하려는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헤드헌팅산업은 당분간 계속 성장할 것 같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