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도시정비사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이 오는 11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을 두고 시공사 선정 총회을 연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제안해 수주전에 나섰을 때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백 사장이 이번에도 무패행진을 이어간다면 써밋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건설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백 사장이 마냥 안심할 수는 없어 보인다.
롯데건설은 지난 19일 입찰보증금 800억 원을 가장 먼저 납부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제안해 강력한 수주의지를 알렸다.
더욱이 롯데건설은 올해 들어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해 좋은 성과도 내고 있어 기세도 좋다. 이날까지 올해 도시정비 누적수주 3조5509억 원을 기록했고 10개 사업지 가운데 7곳을 서울에서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도 사업제안서를 바탕으로 건설사를 평가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롯데건설이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롯데건설은 국내 최고급 주택단지로 꼽히는 ‘나인원한남’의 시공 실적을, 대우건설은 고급 주거단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남더힐’을 지은 건설사라는 점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유리한 대목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6월11일 최초로 소규모재건축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하며 고급 주거단지를 짓는 시공사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다.
당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171명 조합원 가운데 144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136표를 얻어 압도적 찬성을 얻었다.
더욱이 최근 정비사업에서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을 모두 이겼다.
대우건설은 2017년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 이어 2019년 장위6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롯데건설을 이기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이 롯데건설의 르엘보다 선호도가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난 조사결과도 나왔다.
부동산정보플랫폼 다방이 지난 16일 발표한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살펴보면 1위가 DL이앤씨 아크로(42.8%), 현대건설 디에이치(34.1%),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12.0%), 롯데건설 르엘(11.2%)로 나타났다.
이에 대우건설은 이번 사업 수주전 승리를 통해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3조8992억 원) 경신이라는 목표의 달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해 들어 롯데건설보다 도시정비 수주금액에서 아직까지 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2조6587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올렸다.
대우건설은 지난 7일 대구 동인3가 재개발사업(1383세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광주 운남구역 재개발사업(828세대)도 단독으로 입찰해 수주가능성을 높여놨다. 백 사장이 한남2구역을 품으면 도시정비 최고기록이자 지난해 기록을 넘겠다는 목표달성에 파란물이 들어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백 사장은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도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새로 선보인 포스코건설과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일대 5만8439㎡ 부지를 재개발하는 것으로 지하 4층~지상 28층, 1215세대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애초 DL이앤씨가 2019년 4월 공사비 3083억 원에 이 사업지를 수주했으나 신당8구역 재개발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해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지난해 8월 DL이앤씨는 시공사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이에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우며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방배 신동아 재건축사업(843세대, 예상 공사비 3700억 원) 수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방배 신동아 재건축조합은 오는 10월4일 입찰을 마감하기로 했다. 애초 현대건설의 디에이치와 혹독한 수주전 신고식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대건설이 1차 입찰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포스코건설의 단독 입찰에 따라 유찰될 것으로 도시정비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은 오랫동안 검토하고 참여한 사업지인 만큼 모든 역량을 동원해 수주에 임하겠다”며 “신당8구역도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