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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SK디스커버리의 SK케미칼 지분 확대 이유있다, 헐값 논란은 부담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2-09-21 1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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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최 부회장이 6월27일 개최된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말하는 모습. <연합뉴스>
▲ SK디스커버리가 '알짜' 관계사 SK케미칼 지분을 늘려 연결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향후 친환경 및 바이오사업 확대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시장에서 수월하게 조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최 부회장이 6월27일 개최된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말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의 화학 및 바이오 중간지주사 SK디스커버리가 관계사 SK케미칼의 지분을 늘려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친환경 및 바이오사업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투자재원을 시장에서 수월하게 조달하기 위해 재무체력을 높이려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SK디스커버리가 헐값에 SK케미칼 주가를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이에 행동주의펀드 등이 SK케미칼 소수주주와 연대해 주식 현물배당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나오는 점은 최 부회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는 2일부터 SK케미칼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 이날 지분 취득을 마친다. 매수 규모는 전체 주식의 5.22%다.

SK디스커버리는 공개매수 전 SK케미칼 지분 34.83%를 보유하고 있는데 공개매수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40.05%를 확보하게 된다.

SK디스커버리는 이번에 SK케미칼 주식을 공개매수함으로써 기존 관계사에 머물러 있던 SK케미칼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관련해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그동안 외부감사인으로부터 SK케미칼을 향한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받지 못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SK케미칼 지분 40%를 넘긴 뒤 외부감사인의 평가를 거쳐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디스커버리는 2021년 매출 6조6143억 원, 영업이익 744억 원을 거뒀고 자산 6조8819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알짜 기업’ SK케미칼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 재무체력이 높아져 최 부회장은 자회사 SK가스와 SK플라즈마, 손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사업확장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SK케미칼은 2021년 매출 2조896억 원, 영업이익 5552억 원을 올렸고 자산 3조9556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 LPG(액화석유가스)기업 SK가스는 친환경기업 전환을 위해 LNG(액화천연가스)발전사업과 수소생산 및 충전소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자회사 혈액제제기업인 SK플라즈마는 희귀난치성질환에 관한 백신사업과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해 상용화 연구 및 개발하는 ‘NRDO’사업을 새롭게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케미칼의 자회사인 백신개발 및 백신 위탁생산(CMO)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기반으로 하는 백신 개발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고 기존 안동공장에서 생산하는 백신 규모를 2026년까지 현재의 3배로 늘리기 위한 생산시설 증설도 필요하다.

최 부회장은 올해 9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첫 출하 기념식에서 “이번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기술 플랫폼을 더욱 확장하며 인프라를 확대 및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이 배당규모도 확대하고 있어 이번 지분 추가 매입으로 배당수익도 늘릴 수 있다.

SK케미칼은 2021년 10월7일 공시를 통해 “2022년부터 중간배당을 시행하고 매년 별도기준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수준에서 배당총액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케미칼의 2021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3천 원으로 2020년(2천 원)보다 50% 늘었다.

다만 일부 SK케미칼 주주 사이에서는 SK디스커버리가 SK케미칼 주가 하락을 방치해 놓고 헐값이 된 뒤 SK케미칼 주식을 사들이는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가가 급락하는 회사의 대주주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해당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사례도 많다. 이와 달리 SK케미칼의 최대주주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주가가 하락세에 있는 동안 단 한 차례(2021년 9월1일)만 434억 원을 들여 SK케미칼 지분 1.35%를 사들이는 데 머물렀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2018년 8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물적분할했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1년 3월18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SK케미칼 주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하기 직전인 2021년 3월17일 종가 31만8천 원에서 2022년 9월20일 종가 10만1500원까지 떨어졌다.

행동주의펀드를 운용하는 안다자산운용과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디스커버리의 SK케미칼 공개매수 가격이 너무 낮다고 지적하고 있어 이들이 SK케미칼 소수주주와 연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현물배당하도록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다자산운용은 SK디스커버리에 1주당 15만 원 수준에서 SK케미칼 주식을 공개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디스커버리는 이번 공개매수에서 SK케미칼 1주당 10만8800원으로 지분 5.22%를 매입하는 데 1천억 원가량을 들였다.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이를 놓고 “공개매수는 시장거래가치에 프리미엄을 얹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지 기업의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며 “공개매수를 결정한 시점에 이미 당시 주가의 15% 이상 높은 가격을 매수가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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