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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 손해 다 떠안은 개인투자자, 하반기에 손실 메울 가능성은

김서아 기자 seoa@businesspost.co.kr 2022-09-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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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 손해 다 떠안은 개인투자자, 하반기에 손실 메울 가능성은
▲ 2022년 1월 첫 거래일부터 추석 직전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5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39.20%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풍요의 상징인 한가위지만 개인투자자에게 이번 추석은 마음 편한 명절이 아니었을 수 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막심하다.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의 손익률과 비교해 보면 압도적으로 높다.

순매수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SK하이닉스, 카카오뱅크 순으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리며 5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고꾸라졌다.

하반기에는 이 종목들이 반등에 성공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메울 수 있을까?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1월3일부터 9월8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7조367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각각 9조3879억 원, 8조3829억 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이를 개인투자자들이 다 받은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을 2조3395억 원어치, 카카오 주식 1조8400억 원어치, SK하이닉스 주식 1조3804억 원어치, 카카오뱅크 주식 1조44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9월8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28.99% 내렸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매수한 다른 종목들의 주가 하락폭은 더 크다. 네이버 38.84%, 카카오 39.56%, SK하이닉스 30.99%, 카카오뱅크 57.63% 등이다.

이들 5종목의 평균치를 계산하면 –39.20%다.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큰 손실을 봤다.

올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종목(우리금융지주, SK하이닉스, 현대글로비스, LG화학, KB금융)의 평균 수익률은 –10.09%이며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종목(LG에너지솔루션, 신한지주, 한화솔루션, 한진칼, 셀트리온)의 평균 수익률은 0.59%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일(2022년 1월27일)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개인투자자가 많이 담은 종목을 업종별로 나눠보면 반도체주(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술주(네이버, 카카오), 인터넷은행주(카카오뱅크)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업종들은 하반기에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까?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 상황과 글로벌 경제위축 국면이 맞물려 빠른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며 반도체 판가 하락 및 출하량 감소가 국내 반도체주 주가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개별 주가도 힘을 못 쓰는 점, 치솟는 원/달러 환율 등으로 국내 반도체 주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심리가 강해진 탓도 있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중 갈등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지시각으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 러시아와 싸우기 위한 산업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가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다”며 반도체를 포함한 특정기술 분야를 미국이 지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부정적 상황이 매듭지어지지 못하고 지속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 전망이 밝지 않다고 내다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5일 발표한 결과를 살펴보면 76.7%가 현재 반도체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위기상황 직전이라고 답한 응답도 20%였으며 위기가 아니라는 응답은 3.3%밖에 되지 않았다.

위기 혹은 위기 직전이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58.6%는 반도체 위기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주의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귀로 대형 인수합병(M&A)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SK하이닉스가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는 점도 상승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광고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핵심 사업내용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언택트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소비 위축, 이커머스 시장 둔화,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 이후 외부활동 증가 등으로 이익성장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와 통합 팬십 플랫폼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네이버클라우드 법인을 중심으로 기업 사이 거래(B2B)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사업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에는 일본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제트홀딩스와 신규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한 B2B부문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B2B 전문 정보통신기술(IT)플랫폼 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카카오는 "경기 민감도가 낮고 빠르게 성과 확보가 가능한 B2B 사업에 먼저 집중할 예정"이라며 "점진적으로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추얼케어(Virtual Care)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상장 당시 큰 주목을 받았으나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매도에 따른 ‘먹튀’논란, 주요 주주들의 블록딜 매각, 시중은행과 큰 차별점 없는 수익구조라는 평가 등 악재가 잇따르며 주가가 폭락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비대면 상품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소상공인의 사업장 관리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성장정체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9월 증시도 불안정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말 미국 잭슨홀 미팅 이후 증시에 찾아온 풍파가 예상 외로 크다”며 “9월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주가가 반등하면 빨리 차익을 실현하고 현금화해 주식 비중을 줄여 놓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증시 전망도 비슷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국 증시를 놓고 “저점을 확인한 뒤 반등할 만한 조건을 아직 충분히 갖추지 않았다”며 하락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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