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2-09-08 15: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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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가 올해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 제도권으로 들어와 새롭게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으며 중금리대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지만 금융당국의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피플펀드 안팎에 따르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에 따른 규제가 완화된다면 피플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신용평가 기술 등을 활용해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을 이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사진)가 중금리대출 확대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당국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플펀드는 2021년 초만 해도 대부업으로 업종이 분류됐다. 대출을 원하는 고객들도 대부업이란 업종에 거부감을 느껴 초기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시행되며 P2P(Peer to Peer, 대출자와 투자자 연계 금융)금융업이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돼 피플펀드는 대부업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피플펀드는 2022년 6월 누적대출액 약 1조5천억 원, 대출잔액 3400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라 있다. 개인신용대출 시장점유율은 68.4%에 이른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피플펀드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현재 업계 1위에 올라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에 대한 규제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제35조에 따르면 여신금융기관 등은 연계대출 모집 금액의 100분의 40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연계투자를 할 수 있다.
법 제정 당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 모집과 함께 큰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투자가 허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온라인 연계투자 행위를 투자가 아닌 최종 차입자에 대한 대출로 해석했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은 기존 금융 관련 법에 따른 대출 규제를 받아야 됐다.
이러한 해석으로 현재 온라인투자연계금융회사는 금융기관의 투자를 받을 수 없어 중금리대출 사업 규모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피플펀드에 매달 75조 원 규모에 이르는 개인신용대출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실제 처리는 겨우 60억 원 규모에 그치고 있다”며 “현재 피플펀드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만약 투자를 허용 받게 된다면 크게 실적 개선을 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업계 전반의 규제를 해소할 뜻을 보여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8월29일 국회에서는 ‘온투법 시행 2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의 평가와 발전방향’ 토론에서는 온투법 제35조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김 대표도 그 자리에 참석해 “온투업 등록 이후 10개 이상의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였지만 기관투자에 관한 법규정이 불명확해 1건의 기관투자도 이뤄내지 못했다”며 “기관투자와 투자 한도에 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토론에 참여한 법률전문가, 금융관련 연구원 등도 규제 완화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기관투자자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에 참여하면 오히려 감시가 늘어나며 시장 규율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규제 문제가 해결돼 기관투자가 이뤄진다면 피플펀드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피플펀드는 올해 상반기 대출 2973억3천만 원을 취급했다. 2021년 상반기보다 386% 증가했다.
다만 2분기 대출 신규취급액은 약 1200억 원으로 앞서 1분기 1700억 원보다 29.41% 줄었다.
피플펀드는 연계투자금 부족이 신규취급액 급감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피플펀드는 실적을 높여가면서도 연체율은 1.09%로 안정적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을 상대하는 일반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1.2%,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2.51%라는 것을 고려하면 높은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피플펀드는 중금리대출을 원하는 고객의 정확한 신용도를 평가하기 위한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갖춰 놓고 있다. 피플펀드는 인공지능(AI)을 통한 머신러닝으로 평가 정확성을 높여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피플펀드의 신용평가모형 개발팀은 올해 5월 아마존이 주최한 금융권 AI·ML 개발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삼성화재 등 대규모 연구인력을 가진 회사들을 상대로 기술력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피플펀드는 중금리차입자를 평가하기 위한 인공지능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도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관계자는 "피플펀드가 마이데이터 사업 본인가를 받아 신용평가의 안정성을 높이고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온투법 규제완화가 이뤄져 투자 확대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중금리대출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