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 운영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마차와 이를 모는 말 '그레이스'가 29일 오전 엔씨소프트 본사 앞 공영주차장에서 대기하다 오전 10시15분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마차가 운행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29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판교역 인근 도로. 비가 내리는 궃은 날씨에 이른 시간임에도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마차시위에 힘을 더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위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단 마차와 이를 모는 말 '그레이스'는 이날 오전 엔씨소프트 본사 앞 공영주차장에서 대기하다 오전 10시15분부터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될 예정인 마차시위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있는 판교역 근처 블록을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진행되고 있다.
그레이스가 모는 마차 우측에는 '무책임한 공지, 계속되는 유저기만 우마무스메 방만운영 소통해라', 후면에는 '카카오는 천고마비 운영방식 소통마비 유저들은 정신혼미', 좌측에는 '일본과 차별대우 한국유저 무시하나'라고 적힌 적힌 플래카드가 달려 있었다.
시위 현장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이번 시위를 지지하는 게임 '우마무스메' 이용자들, 유튜버 등 수십 명의 인파가 몰렸다. 특히 시위 지지자들은 마차의 이동 동선을 따라 달리면서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뿐만 아니라 현장 부근에서 거주하는 시민들과 직장인들도 도로를 달리는 마차를 보고 신기해하며 마차에 적힌 글귀를 읽어보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
▲ 29일 오전 판교에서 진행된 '우마무스메' 마차시위 현장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이번 시위를 지지하는 우마무스메 이용자들, 유튜버 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은 마차 출발 직후 시위 지지자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마차시위가 시작되기 전 오전 9시 쯤 이용자 대표로 이번 시위를 기획하고 모금을 진행했던 박대성씨가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차를 시위 도구로 선택한 이유는 우마무스메가 말을 소재로 삼은 게임이고 도로교통법상 마차의 도로 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시위에 들어간 비용 954만 원은 200여 명의 게임 이용자가 온라인에서 모금해 마련했다고 한다.
박씨는 "이번 시위의 목적은 우선 이용자들 항의를 표시하는 것이다"며 "가장 큰 문제점은 카카오게임즈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이해도 없이 단순히 단기적 매출을 높이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며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와 소통하길 원하고 게임 이해도가 있는 운영진으로 교체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언론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마차시위가 사전예고 됐는데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씨는 카카오게임즈의 대응과 무관하게 추후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차시위가 시작되기 전에 카카오게임즈 비판 성명문과 이용자들의 불매운동 서약서를 카카오게임즈 본사 1층 인포데스크에 전달했다.
▲ 29일 게임 '우마무스메'의 이용자 대표로 나선 박대성씨는 마차시위가 시작되기 전에 카카오게임즈 비판 성명문과 이용자 불매운동 서약서를 카카오게임즈 건물의 1층 인포데스크에 전달했다. 사진은 박대성씨가 성명문을 취재진들에게 공개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불매운동 서약서에 서명한 이용자는 300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카카오게임즈에 모두 11가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구체적으로 △운영 총책임자의 공식 사과 △이용자 대표와 간담회 개최 및 지속적 소통 창구 마련 △콘텐츠 누락과 오역 문제에 대한 책임 소명과 복구 등을 요구했다.
또한 △카카오게임즈 운영 권한·책임 및 사내 업무과정 공개 △공식 영상 미디어 콘텐츠의 국내 서비스 △게임 이해도가 충분한 운영 책임자 영입 △현 운영진의 전면 교체 및 책임자 견책과 진행과정 공개 △이용자 대표와 논의하고 재발방지대책과 구체적 개선안 발표 등이 포함됐다.
박씨는 이 가운데 유저 대표와 간담회 개최, 추후 지속적 소통 창구 신설, 현 운영진의 책임 소명과 확실한 개편 등을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박씨는 게임 우마무스메의 제작사인 사이게임즈 측이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이게임즈가 이번 사태의 책임이 더 크다면 시위 대상을 바꿀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게임업계가 고객을 고객으로 취급하는 풍조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게임에 쓴 돈을 백화점에 쓰면 VIP 카드를 받고 전용 주차장을 제공받고 전용 상담사가 따라붙는다"며 "하지만 게임사는 문의를 해도 일주일에서 한달 후 매크로 답변만 제공하고 전화문의를 하면 100통을 걸어도 겨우 한번이 연결될까 말까 한다"고 꼬집었다.
▲ 29일 게임 '우마무스메' 마차시위 지지자들은 말차의 이동 동선을 따라 달리며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
이날 마차시위는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의 운영자 김성회씨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김성회의 G식백과는 7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김씨는 "게임업계에서 1년 전 트럭시위가 시작될 당시 '어느 업계가 고객을 이렇게 대하는가'라는 한탄이 나왔던 상황에서 아직 한걸음도 나가지 못한 것 같아 슬프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날 마차시위와 관련해 “불편을 드린 이용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용자들의 의견들을 수렴해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으며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