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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 중국과 러시아에 ‘디커플링’, 배터리 반도체 소재 불안감 더 키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8-22 15: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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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 중국과 러시아에 ‘디커플링’, 배터리 반도체 소재 불안감 더 키워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공급망 의존을 낮추려 하는 점을 두고 충분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하려 하고 있지만 이는 곧 소재 공급 부족에 따른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가 금속광물 등 주요 소재 매장량 및 생산량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에 이를 대체할 만한 공급처를 찾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22일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사이 갈등은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졌던 공급망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관련 기업들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서 미국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한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8월 들어 반도체 지원 법안과 인플레이션 완화 법안이 잇따라 의회를 통과한 뒤 바이든 대통령 서명을 받아 시행이 확정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인플레이션 완화법은 전기차와 배터리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뒤 러시아에서 수입하던 대부분의 품목에 규제를 적용했고 금과 농축우라늄 등 금속물질까지 수출금지 품목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더힐은 미국 정부가 이런 과정에서 내수시장 생산 확대에 필요한 금속 소재 조달과 관련한 방안을 뚜렷하게 마련해두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생산에 모두 필수적으로 쓰이는 티타늄 금속이 대표적 예시로 꼽혔다.

미국은 현재 자체적으로 티타늄을 생산하지 않고 중국과 러시아에서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내 생산공장 확대에 따라 필요한 티타늄 물량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를 해당 산업 공급망에서 제외하려는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은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 집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티타늄 연간 생산량 21만 톤 가운데 중국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11만 톤, 러시아는 3만3천 톤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이 높은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는 티타늄뿐만이 아니다. 리튬과 흑연, 코발트, 니켈, 네온 등 여러 핵심 소재 공급망에서 두 국가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이런 소재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지 않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수출입 규제에 대응해 해당 소재를 전략적으로 무기화한다면 전 세계 공급망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미국정부 중국과 러시아에 ‘디커플링’, 배터리 반도체 소재 불안감 더 키워
▲ 러시아에 위치안 니켈과 팔라듐 광산 참고용 이미지. <로이터>
중국이 과거 트럼프 정부에서부터 현재까지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쓰이는 희토류 수출 중단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이션 완화법 지원 대상에 미국 또는 동맹국에서 생산한 소재와 부품이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원가에서 일정 비율을 넘어야만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대안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오히려 미국 기업과 미국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 미국에 반도체 및 배터리, 전기차 공장 투자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

더힐은 “미국이 자체적으로 핵심 소재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조금도 늦춰서는 안 된다”며 “해외에 의존했던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첨단 산업 공급망 의존을 낮추는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글로벌 시장 주도권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핵심 소재들의 조달 방안을 확실하게 마련하지 못한다면 바이든 정부의 전략은 결국 미국의 산업 발전을 방해하는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반도체와 배터리업체들이 소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거나 소재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힐은 “핵심 광물소재 공급망 구축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한 문제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강력한 산업 경쟁력을 갖춰내려면 그만큼 충분한 생산 능력과 기술력이 갖춰져야 한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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