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고용시장 호황으로 평균임금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가 고용시장 호황에 따른 기업들의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받아 큰 하락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증권사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왔다.
현재 미국에서 노동인구 부족 사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어 제조업 및 소매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증권전문지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에서 임금 상승세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며 S&P500 지수에 포함된 상장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리스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에 농업을 제외한 분야에서 새로 발생한 일자리 수는 52만8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 평균 예상치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노동인구 수는 일자리 대비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임금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연간 평균임금 상승률이 5.5% 정도로 파악된다며 앞으로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평균임금 상승률이 1%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S&P500 지수에 포함된 상장기업들의 평균 순이익이 1%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근거로 주요 상장기업들이 임금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자연히 주가도 하락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임금 상승의 영향은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에너지주 및 부동산주 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건비 비중이 큰 제조업 및 소매판매업 업종 기업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S&P500 지수에 포함된 제조기업 매출에서 인건비 비중은 약 21%를 차지한다”며 “평균임금 상승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해당 기업 순이익은 약 1.4%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임금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수록 인건비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세가 나타나며 전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평균임금 상승률이 2024년 3.5%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임금 상승률이 지속되는 동안 미국 증시 회복도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 고용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인력난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최근 들어 임금 상승세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점은 낙관적”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