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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친족에 사실혼 배우자 포함, SM 적용 롯데 비적용 SK 미정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8-10 15: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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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기업집단 동일인의 친족 범위가 혈족 4촌·인척 3촌으로 축소되고 자녀가 있는 사실혼 배우자도 친족에 포함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부터 9월20일까지 이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0일 밝혔다.
 
대기업 총수 친족에 사실혼 배우자 포함, SM 적용 롯데 비적용 SK 미정
▲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8월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동일인의 친족 범위 조정 등 대기업집단 제도 합리화를 위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시행령은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에 포함되는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혈족 6촌, 인척 4촌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친족 범위를 혈족 4촌, 인척 3촌까지로 축소한다. 

혈족 5~6촌과 인척 4촌은 '동일인의 지배력을 보조'하고 있을 때에만 친족의 범위에 포함되도록 규정했다. 동일인측 회사의 주식 1% 이상을 보유하거나 동일인·동일인측 회사와 채무보증·자금대차 관계가 존재하면 지배력 보조 요건이 성립한다. 

시행령 개정으로 총수가 있는 60개 기업집단의 친족수는 8938명에서 4515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총수 친족범위가 축소되면 기업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내야하는 자료제출 범위가 좁아져 부담이 감소한다.

총수의 친족범위를 축소하는 대신 총수와 사실혼 배우자 사이에 법률상 친생자인 자녀 있을 경우 사실혼 배우자를 친족 범위에 포함했다. 현행에선 사실혼 배우자는 상법·자본시장법 등 다른 법령에서 특수관계인 범위에 포함되지만 공정거래법에선 친족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사실혼 배우자가 계열회사의 주요 주주로서 동일인의 지배력을 보조하고 있는 경우에도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돼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사실혼 관계자이자 그룹 2대 주주격인 김혜란씨가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혜란씨는 현재 동일인 관련자가 아닌 상태지만 SM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라의 지분 12.31%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의 친족 포함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티앤씨재단은 이미 동일인 관련자로 들어와 있는 상황이고 김희영 대표도 재단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시행령 개정과 상관없이 동일인 관련자 범위에 포함돼 있다.

반면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는 친족에 속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신동빈 회장이 동일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서미경씨는 사실혼 배우자로서 친족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유미 전 고문은 이미 법률상 롯데가의 일원이고 친족으로도 신고됐다.

개정안에는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이 빠졌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으로 대기업집단 규제를 적용받는 기업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대기업집단 총수로 지정되면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과 공시 의무를 지고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도 적용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이 등장하고 외국 국적을 가진 동일인 2~3세가 증가함에 따라 대기업집단 제도의 형평성과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 마련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부터 대기업집단에 진입한 쿠팡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쿠팡 계열회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명백한데도 총수 지정을 피하고 있는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 대우 조항 위배 가능성 등 통상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번 개정안에선 관련 내용이 빠졌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상무부는 한미정상회담 준비 차원에서 진행된 실무회의에서 이런 입장을 한국 대표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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