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원료의약품(API)시장 공급망의 자급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제약바이오 분야도 최근의 물가 상승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국내 자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원료의약품(API)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 고물가가 겹쳐지면서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지는 중이다.
양질의 의약품을 확보하는 일은 ‘건강 안보’와 직결된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자급률을 높일 수 있게끔 지원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오는 까닭이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중에서도 비중이 큰 화학합성 원료의약품의 가격이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인도산 제품들이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성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7월 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 발발 사태 초기 인도와 중국이 공장 폐쇄 및 수출금지 조치를 내려 원료의약품 가격이 급등했다”며 “중국산 원료의약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팬데믹이 시작하기 전보다 20~30%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는 낮은 인건비와 비교적 약한 규제에 힘입어 2010년대 들어 주요 원료의약품 공급국가로 자리잡았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저가 복제약(제네릭), 일반의약품 등의 원료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졌다.
비슷한 시기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도 해외 원료의약품을 점점 더 많이 찾기 시작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국내외 원료의약품산업 현황 및 지원정책 연구’를 통해 “2012년 의약품 일괄약가인하제도 도입 이후 복제약 가격 인하 기조가 계속됐다”며 “이에 국내 기업들의 제조원가 절감을 위한 해외 원료의약품 사용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자연히 국내시장은 원료의약품 수요 상당 부분을 중국과 인도에 의존하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보면 2020년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은 중국 37.5%, 일본 11.7%, 인도 10.5%, 프랑스 7.6% 등으로 집계됐다. 인도 원료의약품의 경우 중국보다 수입 금액은 적지만 식약처 원료의약품 등록(DMF) 건수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전부터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특정 국가나 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담합을 꾀하거나 현지의 재해 등으로 원료의약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런 우려는 코로나19 확산,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이 차례로 발생하면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가 간 무역장벽 확대와 급격한 환율변동 등으로 인해 일부 원료의약품의 가격 인상과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넘어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과 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최근 원료의약품 분야 자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장병원 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7월 열린 ‘위기의 한국 원료의약품산업 활성화 방안은?’ 정책토론회에서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이 제약 강국의 근간이 되는 원료의약품 개발을 돕고 있다”며 “필수적인 원료의약품을 선별해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인센티브(장려금) 등 적절한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1월 ‘원료의약품 공급망 이슈와 대응 과제’ 보고서를 통해 “원료의약품산업은 생산액 기준 50억 원 미만인 업체가 2019년 기준 74%를 차지해 산업 전체적으로 영세한 편이다”며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경쟁력부문에서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거나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공정부문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임한솔 기자
[편집자 주]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의 파도가 밀려온다. 경기후퇴 가능성과 맞물려 3고 현상이 쓰나미로 커져 자칫 한국경제를 휩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유가가 촉발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고금리는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고환율은 증시를 휘청이게 한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3고의 파도를 넘고 미래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가계도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자산을 불리기는커녕 하우스푸어가 되거나 깡통 주식계좌를 떠안기 십상이다.
지나가는 세 사람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여러 기업들의 상황과 대응을 살펴 3고 시대 생존법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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