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의 급격한 실적 감소 상황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 고지를 넘은 증권사들이 올해는 줄줄이 '1조 클럽' 타이틀을 반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2년 연속 1조 클럽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한국투자증권이 2년 연속 1조 클럽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한국투자증권 앞 상징물. |
19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6094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금융지주 실적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최근 3년 평균치를 계산해보면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비중은 87%에 이른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 영업이익은 2884억 원으로 한국금융지주가 벌어들인 3381억 원의 85.30%였다.
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204억 원으로 파악된다.
2021년 상반기 7024억 원과 비교하면 28.66% 감소하는 것이지만 경쟁사 대비 감소세가 완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면서 국내 증시도 힘을 못써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1조 클럽'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 추정치를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비교해보면 NH투자증권은 54.69%, 삼성증권은 46.16%, 키움증권은 37.31%, 미래에셋증권은 34.5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쟁사들이 35%에서 55%에 이르는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이는 데 비해 한국투자증권의 감소폭은 30%에도 미치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증권사의 상반기 실적 추정치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5587억 원, 삼성증권 4068억 원, 키움증권 4011억 원, NH투자증권 3477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올해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단 2곳 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조29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창사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반열에 올랐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낸다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 고지에 오르게 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 증시 급락이 없으면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불황에 특히 강점을 보이는 한국금융지주의 다각화된 수익구조와 이익관리능력을 감안하면 고수익성 창출역량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비교해 유동성 축소우려가 완화되고 물가 및 금리가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에 증권업계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한국금융지주의 하반기 실적 반등세가 더욱 돋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타사와 달리 특정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한국금융지주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와 보수적 운용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