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2040년까지 연평균 2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시장이 있다. 바로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이다.
국토교통부는 글로벌 UAM 시장이 2040년에 73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보는 곳에 따라서는 글로벌 UAM 시장이 1800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선진국들과 비교해 대한민국의 기술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그리고 특히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의 수준은 어느 부분에 와 있는 걸까?
UAM 관련 기술은 총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체계종합기술, 비행제어/항공전자 기술, 전기동력계통 기술, 항공교통관제 기술이 그 네 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도심항공모빌리티 동향 및 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이 네가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과 현대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비교했을 때, 한국의 기술력은 항공교통관제 기술에서는 70%정도, 나머지 세 분야에서는 60%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기술력의 격차는 예상 상용화 시점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UAM에서 선도적 기술을 보유한 미국은 빠르면 2024년, 늦어도 2025년에는 UAM을 상용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UAM 개발에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현대차의 로드맵을 보면, 국내 UAM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잡고 있다. 물론 기술력을 제외하고도 인프라 구축, 정책, 규제적 문제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긴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의 UAM관련 기술격차를 잘 보여주는 예다.
이런 기술격차를 두고 항공기 제작 기술력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UAM이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차가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그리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고 말하지만 사실 UAM에 사용되는 기술은 항공기 제작 관련 기술이 많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가장 대표적 UAM 기체의 폼팩터인 ‘틸트로터형 기체’다. 틸트로터는 이미 항공 분야에서는 전투기, 수송기 등에 사용되고 있는 폼팩터다.
가장 대표적 틸트로터형 항공기는 미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수송기 V-22(오스프리)다. 이 V-22의 개발사가 바로 세계 1위의 항공기 제작 회사 보잉이다. 보잉은 미국에서 UAM 기체 개발에 가장 앞서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UAM 사업 추진 수준이 그리 높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이유를 두고 “관련 기업의 수가 너무 적다”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경련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에서 UAM 기체 개발과 관련된 기업은 모두 343개, 그 중에 우리나라 기업은 현대차,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단 4개다.
미국은 무려 130개의 기업이 UAM 기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기업들 가운데 대부분이 스타트업들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자유롭게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서도 현대차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에 와있는 것일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글로벌 과학기술정책정보서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특허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 보고서는 현대차의 특허 기술력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현대차가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루프트한자 이노베이션 허브 애널리시스에서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UAM 관련 특허 출원 개수에서는 세계 4위, 특허자산의 가치 순위로는 세계 6위로 평가받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서 2021년 발표한 자료에서는 현대차를 ‘스타’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자료에서 스타그룹에 포함된 회사는 현대차를 제외하면 중국의 이항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대차가 세계 UAM 기술 개발 경쟁에서 굉장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상반되는 평가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앞에서 인용했던 마켓츠앤마켓츠는 2022년 내놓은 최신 보고서, ‘Urban Air Mobility Market by Component (Infrastructure Solutions, Platform), Platform Operation (Piloted, Autonomous), Range (Intercity, Intracity), Platform Architecture, Systems, End User and Region - Global Forecast To 2030’ 에서 UAM 시장의 키 플레이어 가운데 현대차를 언급하지 않았다.
현대차의 특허 관련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던 루프트한자 이노베이션 허브 애널리시스 자료에서도 현대차는 세계 UAM기업 분류에서는 ‘뒤떨어지는 혁신자(lagging innovators)로 분류됐다.
현대차는 UAM 시대를 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에 UAM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관련 기술개발에 힘써왔으며 그 성과로 2020년에 자체 UAM 기체인 S-A1을 공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UAM 기술력과 관련해서 “워낙 수많은 회사들이 기술을 놓고 강하게 부딪히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현대차의 기술력이 정확히 어떤 수준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하지만 현대차는 UAM이라는 개념이 세계에 대두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계속해서 이 시장을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해왔고, 이와 관련된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KAI,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시스템, 대한항공, KT, SK텔레콤 등 UAM을 미래먹거리로 삼고 있는 여러 기업들은 서로 협력을 통해서도 선진국과 기술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대한항공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UAM 팀코리아(Team Korea)'를 구성하고 정부 주도의 UAM 실증사업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 챌린지’에 제안서를 냈다.
현대차 컨소시엄을 제외하고 이 챌린지에 제안서를 낸 컨소시엄은 SK텔레콤 컨소시엄(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 LG유플러스 컨소시엄(파블로항공, 카카오모빌리티, 제주항공, GS칼텍스), 롯데 UAM 컨소시엄(롯데렌탈, 롯데건설, 롯데정보통신) 등이 있다.
현대차는 정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로보틱스, 자동차(전기차)와 함께 UAM을 꼽고 있을 정도로 UAM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UAM시장에서 현대차만의 강점은 무엇이 있을까? 다음 영상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