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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에 빠진 기업들, 통신사 항공사 증권사 모두 "MZ세대 잡아라"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7-07 17: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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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주류업계가 아닌 통신사, 영화관 운영사, 항공사 등 업종을 불문하고 여러 기업들이 출시한 수제맥주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수제맥주에 빠진 기업들, 통신사 항공사 증권사 모두 "MZ세대 잡아라"
▲ 한 시민이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양성과 신선함에 가치를 두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출생) 사이에서 수제맥주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이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수제맥주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매일유업의 자회사 상하농원은 수제맥주 제조업체 '파머스맥주'와 함께 테마파크의 카페테리아에서 판매할 수제맥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6일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 편의점 CU와 여행을 콘셉트로 한 수제맥주 ‘아시아나 호피라거’를 내놨다. 

아시아나 호피라거는 아시아나항공의 초기 로고인 ‘색동저고리’를 새겨 넣은 캔 디자인을 통해 리오프닝을 맞아 아시아나항공의 비상 의지를 담았다. 아시아나항공은 편의점뿐 아니라 국제선 기내식으로 아시아나 호피라거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CJCGV는 지난달 20일 영화 장르인 ‘로맨스’ ‘블록버스터’를 콘셉트로 한 수제맥주 ‘씨지비어’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씨지비어는 CJCGV의 일부 지점에 조성된 ‘씨네펍’을 통해 판매 중이다. 씨지비어는 쿠팡이츠, 배달의민족을 통해 전국 CGV지점에서 배달 주문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금융업계와 통신업계에서 수제맥주를 출시한 사례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1월 성공적인 투자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아 ‘따상주’를 출시했다. ‘따상’은 주식시장에 새로 상장된 주식이 거래일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거래를 마감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통신사인 KT는 20대 전용 브랜드 ‘Y’의 홍보를 위해 수제맥주 ‘Y 블랙 IPL’을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특히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20대 고민을 표현한 일러스트를 캔 디자인에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특별한 기념일을 맞아 수제맥주를 출시한 기업도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3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LG전자의 옛 이름인 ‘금성’을 활용한 ‘금성맥주’를 출시했다. 특별한 의미가 담긴 만큼 금성 시절의 복고감성을 반영한 디자인을 활용하고 개발 기간만 12개월을 들이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이밖에 애경산업의 2080치약을 활용한 ‘2080밀맥주’, 이너웨어업체 BYC의 ‘백양BYC비엔나라거’ 등이 협업 수제맥주 상품으로 출시됐다.

협업 수제맥주 흥행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곰표 밀맥주’였다.

곰표 밀맥주는 대한제분의 대표상품인 곰표 밀가루의 브랜드를 활용해 수제맥주업체 ‘세븐브로이’가 제조를 맡아 2020년 5월에 처음 출시된 제품이다. 

곰표 밀맥주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600만 개를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두면서 대한제분이 그동안 곰표 브랜드를 활용해 출시한 식품, 의류, 잡화 등의 협업제품의 판매량도 덩달아 뛰기도 했다. 기업 사이 거래(B2B)업체로 소비자와의 접점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대한제분의 기업 이미지도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협업 수제맥주 출시는 MZ세대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한번쯤 들어봤거나 친숙한 브랜드가 맥주로 변신해 출시됐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제맥주 업체와 손을 잡고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으면서도 로열티 수입까지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들의 수제맥주가 MZ세대를 겨냥했다는 점은 유통전략에서도 드러난다. 

협업 수제맥주는 주로 편의점을 통해 출시되고 있다. 이는 MZ세대가 가벼운 음주를 위해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은 과거 ‘4캔 1만원’ 판매전략으로 수입맥주 및 수제맥주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MZ세대 사이에서 집과 가까운 곳에서 간편한 안주와 함께 야외테이블에서 가벼운 음주를 즐기는 ‘편맥문화’는 익숙한 광경이 된지 오래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2015년 218억 원에서 2020년 1180억 원으로 약 5.4배가 늘어났는데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가속화된 홈술·혼술 트렌드와 경험중심의 소비 성향은 수제맥주 시장의 추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다만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협업 수제맥주 마케팅의 성공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제맥주 상품이 쏟아지면서 경쟁자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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