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열린 '고션독일배터리 그랜드 오픈식'. <고션하이테크> |
[비즈니스포스트]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인 중국 고션하이테크가 독일에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신설한 뒤 유럽 전역으로 생산기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가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확대하는 일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유럽 자동차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둔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30일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고션하이테크는 독일에서 친환경 에너지 경제포럼 및 발표행사를 열고 독일 괴팅겐에 연간 18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운다고 밝혔다.
괴팅겐 공장은 두 개 생산라인으로 나누어지며 첫 번째 생산라인은 올해 안에 착공해 내년 9월 가동을 앞두고 있다.
고션하이테크가 올해 초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 독일 보쉬로부터 매수한 약 17만4천㎡ 규모 공장을 배터리 생산공장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리전이 고션하이테크 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우리의 배터리 기술과 독일의 생산 기술을 완벽하게 융합해 고션하이테크의 ‘유럽 제조’ 발걸음을 내딛겠다”고 밝혔다.
고션하이테크는 독일 새 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유럽 등 중국 이외 지역에 생산능력이 모두 100GWh에 이르는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현재 고션하이테크가 2025년까지 확보하기로 한 배터리 생산 능력은 300GWh 수준인데 목표로 둔 생산거점 가운데 3분의 1을 해외에 두는 셈이다.
21세기경제보도는 폴크스바겐 중국법인이 고션하이테크 최대주주인 만큼 고션하이테크가 유럽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폴크스바겐 중국법인은 지난해 12월15일 고션하이테크의 26.47%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고션하이테크는 폴크스바겐 독일 본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괴팅겐 공장의 책임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고션하이테크의 우수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기술력과 독일 직원들의 풍부한 생산 경험 시너지를 기반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의 배터리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며 “고션하이테크가 해외 시장을 더 빠르게 개척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고션하이테크가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확보하는 일은 폴크스바겐을 주요 고객사로 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업체들의 배터리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최근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션하이테크가 목표한 대로 유럽 등 해외 생산거점을 확대해 폴크스바겐 이외 고객사 배터리 수주 확보에도 성과를 낸다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그만큼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