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6-29 08: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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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헌 언더독스 창업자(왼쪽)와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언더독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을 위해 자세를 잡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창업교육 사업영역을 지역사회와 해외로 넓히고 5년 안에 창업교육 수료생 10만 명을 배출하겠다.”
김정헌 언더독스 창업자와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는 2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언더독스 사무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언더독스는 창업교육을 통해 창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회사다. 2015년 설립됐고 2019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단순히 창업교육에 그치지도 않는다. 창업에 나선 이들에게 시드 투자를 하기도 하거나 창업 과정을 주도해 자회사로 두기도 한다. 펫푸드 스타트업인 어니스트밀, 1인가구를 위한 마이크로하우스를 공급하는 저스트리브 등이 이렇게 설립한 자회사들이다.
언더독스는 김정헌·조상래 공동대표 체제였는데 2019년에 언더독스의 모회사 뉴블랙을 설립하면서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해 투자와 교육의 역할을 보다 분명하게 구분했다. 지난해부터는 뉴블랙과 언더독스의 경영 분리를 준비해왔고 올해 7월부터는 김 대표가 뉴블랙, 조 대표가 언더독스를 각각 이끌게 된다.
경영 분리의 계기가 무엇일까. 흔한 사례처럼 두 대표 사이에 무슨 일이.
김 창업자와 조 대표는 “저희 사이는 매우 좋다”며 “언더독스와 뉴블랙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리더십 변화를 준비해 왔다”며 웃어보였다.
김 창업자는 금융맨 출신으로 하나은행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했고 ADL컨설팅에서도 근무했다. 이후 소셜벤처인 딜라이트보청기에 CSO(전략담당임원)로 합류하면서 스타트업계에 발을 내디뎠고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우주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후 우주를 나와 사업을 구상하던 김 대표는 2015년 '창업에 뜻이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무상 창업교육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교육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
김 창업자는 “앞서 창업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시행착오 등을 창업 준비생들이 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창업교육 수요가 늘면서 교육을 사업모델로 하는 언더독스 설립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언더독스의 창업교육은 기업가 정신 등의 이론을 알려주는 기존의 강의방식과 달리 '창업 코치'가 공동창업자처럼 머리를 맞대고 사업모델을 고민하면서 실질적 도움을 주는 이른바 코칭방식으로 이뤄진다.
창업 코치는 창업 경험이 있는 전현직 창업가로 언더독스의 코치육성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이에 따라 언더독스에서는 사업 아이디어를 지닌 예비창업가뿐 아니라 아직 사업 아이템이 없지만 사회문제 해결 의지가 높은 이들도 창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성향분석 등을 통해 다양한 성향이 모인 창업팀 결성을 돕기도 한다.
김 창업자는 “창업교육을 강의 중심에서 코칭 중심으로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처음 9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창업교육이 알려지면서 언더독스에 교육을 요청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늘어났고 창업교육 사업 규모도 점차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조상래 대표의 합류 과정도 흥미롭다.
조 대표는 사범대를 졸업하고 동료들과 워터팜이라는 소셜벤처를 창업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교육 사업을 하는 언더독스의 도움을 받으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원래 교육 분야에 꿈을 품고 있었는데 언더독스를 알게 되면서 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후 워터팜의 서비스 개발을 마친 뒤 언더독스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언더독스 초창기인 2016년에 사원으로 합류한 조 대표는 불과 2년 만인 2018년에 언더독스 공동대표까지 맡게 됐다.
김 창업자는 “주식회사인 언더독스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수익도 창출하고 지속가능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창업교육 사업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교육에 뜻이 있는 사람이 언더독스를 맡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적도 해마다 영업이익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첫 해 1억 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56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7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인 100억 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
조 대표는 “일반적으로 창업자 비중이 큰 스타트업은 리더십이 변화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언더독스와 뉴블랙은 오랫동안 경영 분리를 준비해온 만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언더독스는 자체적으로 창업교육을 진행하는 것 외에 공공기관이나 기업들과 협력해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언더독스를 거친 창업교육 수료생은 1만360명이다.
서울 외 군산, 정읍, 세종, 제주 등에 지사를 두고 지방에서도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태국, 베트남 등의 정부기관 및 지자체 요청으로 해외에서 창업교육도 실시했다.
올해는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지역 10개 대학을 거점으로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현지 창업팀을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새로운 창업교육 플랫폼을 통한 변화도 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교육이 필요한 창업가가 자신보다 한 발 앞서있는 창업가와 상호학습을 통해 교류하고 배울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동안 배출한 창업교육 수료생과 창업 코치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적합한 코치를 매칭하고 새로운 방식의 창업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