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그룹 벤처캐피탈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설계·제조기업 포윈 투자에 참여해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정확한 지분율과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번에 포윈과 맺은 계약을 바탕으로 중동과 동남아 등 글로벌시장에서 배터리식 에너지저장장치(BESS) 관련 프로젝트 입찰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사장은 탈석탄 방침을 밝힌 뒤 새로운 먹거리사업으로 친환경에너지영역에 힘을 실어왔지만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기업과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포윈 투자로 소형모듈원전, 그린수소 등과 더불어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포윈은 미국 오리건에 본사를 둔 에너지저장 솔루션 기업으로 1989년 설립됐다.
미국 12개 주와 대만, 멕시코, 이스라엘 등 세계 8개 국가에 배터리식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해왔다.
멕시코와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4분기 태양열 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시스템을 준공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도 태양열 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플랜트사업분야에서 다양한 발전소와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등 에너지저장시설 설계조달시공(EPC)사업을 해온 만큼 포윈과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저장장치는 마이크로그리드(분산형 전력공급시스템) 등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시스템에 필수적 요소다.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인 전력 생산량의 불균형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에너지저장장치는 특정시간에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한 뒤 전기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 시장도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한 해 평균 3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포윈과 협업을 맺으면서 우선적으로 진출하려는 중동 등은 정부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정책 아래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대한무역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국토의 80% 이상이 사막 지형으로 이뤄진 기후 조건 등을 활용해 2030년까지 태양광 40GW, 풍력 16GW, 태양열 2.7GW 등 모두 58.7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도 ‘UAE 에너지전략 2050’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분야에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1630억 달러, 약 200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오 사장은 2022년 경영계획을 통해 국내외에서 주택과 복합발전소, 각종 인프라 건설 등 핵심 사업분야 외 소형모듈원전, 에너지솔루션,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뒤 보고서에서도 친환경에너지부문에서 핵심기업들에 투자와 기술협력 등 협업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4월 소형모듈원전부문에서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추가투자를 진행하면서 협력관계를 강화했다.
수소에너지부문에서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칼리파산업지구에 건설하는 그린암모니아 생산시설 1단계 사업에 참여했다. 앞서 올해 초에는 사우디 국부펀드와 그린수소사업 협력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올해 전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부분을 전략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파트너십과 투자 등을 구체화하고 있고 포윈 투자도 이런 경영전략의 일환”이라며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로 가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