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쌍용자동차의 야심작 토레스가 쌍용차의 ‘구원 투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국내 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서 하이브리드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토레스가 쌍용차의 주력모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까지 라인업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쌍용차에 따르면 토레스 사전계약 첫날인 13일 예상을 웃도는 좋은 성과를 내며 판매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숫자를 밝히기 어렵지만 영업부에서 소비자들의 폭발적 반응이 나왔다고 귀뜸했다”며 “오랫만에 출시하는 신차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컸는데 이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토레스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면서 출시 초반 국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토레스의 명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자사의 대형SUV 렉스턴과 준중형SUV 코란도 사이를 메워줄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런 만큼 토레스에는 2.0ℓ가솔린 엔진 등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레스는 중형SUV 모델인 셈인데 T5와 T7 등 2개 트림(등급)으로 출시된다. 쌍용차가 공개한 예상 가격표에 따르면 각 등급별 시작가격이 2690만 원과 2990만 원이다.
이는 현재 국내 중형SUV시장 판매 1등 모델인 쏘렌토(2958만 원~3944만 원)보다 저렴하다. 쏘렌토는 하위 등급을 제외한 대부분 주력 등급이 3천만 원대 중후반이다.
국내 중형SUV시장에서 가성비가 가장 높은 모델로 꼽히는 QM6와도 견줄만하다.
QM6는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2779만 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LPG모델의 가격은 2489만 원으로 토레스보다 조금 더 저렴한 수준에 그친다.
토레스는 쌍용차가 2018년 1월 출시한 렉스턴스포츠 이후 4년 만에 나온 완전 신형모델로 쌍용차로서는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도 시장 규모가 큰 중형SUV라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따라 쌍용차의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자동차 통계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2021년 중형SUV는 모두 37만1113대 팔렸다.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약 25.12%로 비중이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소형SUV 판매량은 16만293대, 준대형 세단 판매량은 27만1332대에 그쳤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도 중형SUV는 모두 14만4435대 팔려 1년 전보다 판매량이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승용차 시장 규모가 10.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중형SUV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쌍용차의 부활을 알린 ‘티볼리’와 비교해 중형SUV라는 점에서 쌍용차 수익성을 강화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중형SUV가 소형SUV와 비교해 대당 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선 쌍용차가 토레스로 초반 흥행을 이룬다 해도 이를 장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모델 등 친환경 모델로 확장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차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추후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실제 중형SUV 1위인 쏘렌토는 올해 5월에만 5356대가 판매됐는데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4220대로 78.79%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쏘렌토 판매량을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끌고 있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7월 정식 출시 이전인 만큼 지금 단계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게 된다면 자금 지원을 받아 토레스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에 속도가 날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는 2021년 4월 서울회생법원이 쌍용차의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한 이후 회생 전 M&A(인수합병)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예정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한 뒤 24일까지 인수의향자들에게 인수제안서를 받아 최종 인수자를 결정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토레스가 가성비를 앞세워 초반 흥행을 하더라도 중형SUV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친환경차로 라인업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