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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현대차 LG 미국 투자, 미국의 인프라 지원이 성공의 '변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5-22 15: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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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현대차 LG 미국 투자, 미국의 인프라 지원이 성공의 '변수'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윤석열 대통령(가운데)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5월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과 SK, 현대자동차와 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잇따라 미국에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을 내놓은 상황에서 미국 바이든 정부와 소통을 확대하며 다방면으로 지원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제품 생산에 필요한 시설 투자비용뿐 아니라 현지 전문인력 확보 및 전력과 산업용수 등 인프라 확보가 투자 계획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 4대 그룹 미국에 대규모 투자, 바이든 적극 환영

2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목적은 한국과 미국 사이 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찾아 미국과 한국의 협력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에 평택 파운드리공장과 유사한 첨단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한 만큼 현장 실사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투자 지원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5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시설투자 지원 법안을 미국 의회에서 조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에 반도체뿐 아니라 전기차와 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에 핵심이 되는 부품과 완제품 생산공장 유치를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다양한 지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주요 계열사를 통해 미국에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는 삼성과 SK, 현대차와 LG 등 한국 4대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의 지원 정책에 가장 중요한 수혜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들이 모두 21일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찬행사에 참석한 점도 이런 측면에서 중요하다.
삼성 SK 현대차 LG 미국 투자, 미국의 인프라 지원이 성공의 '변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5월21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활성화와 고용창출에 적극 호응하는 한국 기업들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미국에 새 전기차공장을 포함한 105억 달러 규모 신규 투자를 벌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도움을 제공하겠다며 화답했다.

SK그룹은 이미 SK온을 통해 미국에 여러 곳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신설 계획을 확정했고,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계열사도 현지에 공격적 수준의 투자 계획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4대 그룹 계열사의 미국 내 생산공장 투자는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보조금 등 인센티브 이외에도 정책적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여러 결단을 필요로 한다.

앞으로 미국 생산공장 투자가 진행되는 동안 첨단산업 분야의 전문인력 확보와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과 산업용수 등 인프라 문제가 갈수록 중요하게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현지 인력 확보와 인프라 구축도 중요

한국 대기업에서 건설하는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공장은 최대 수천 명의 고용 창출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는데 각 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다수 필요로 한다.

공장이 건설되는 지역 특성상 대부분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기술 전문인력을 단기간에 충분한 수준으로 확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태원 회장은 과거 SK하이닉스의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 가능성을 두고 인력 확보 등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아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태도를 보인 적이 있다.

결국 미국 정부에서 해외의 기술 인력이 적극 유입되도록 이민 정책을 완화하는 일이 미국에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기업들을 돕는 데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SK 현대차 LG 미국 투자, 미국의 인프라 지원이 성공의 '변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월21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전문지 리얼클리어마켓은 최근 논평을 내고 미국 정부가 노동인력 부족 상황을 겪으면서도 이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일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첨단기술 분야의 전문인력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이민 정책은 속도감 있게 개선되지 않아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 기업의 미국공장 투자계획 등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미국 생산공장 투자가 본격화될수록 바이든 정부에서 결국 이민과 관련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하려는 노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과 산업용수 확보 등 인프라 문제도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들어서는 미국 텍사스 중부지역은 전력 인프라 노후화와 가뭄에 따른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어 원활한 공장 가동에 잠재적으로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텍사스에 대규모 한파가 발생했을 때 전기가 끊겨 기존 반도체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했고 최근 텍사스에 전기차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테슬라는 산업용수 부족에 자체적으로 대응 방법을 찾고 있다.

텍사스에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새 반도체공장이 앞으로 전력과 산업용수 확보 문제에서 자유로울지 확신하기 어려운 시점인 만큼 미국 정부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미시간과 켄터키, 조지아 등 다른 주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의 생산공장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대규모 보조금을 약속하거나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과열 양상에 접어들어 미국 각 주에서 전력과 산업용수 인프라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공장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자칫하면 미국에 생산공장을 지은 삼성과 SK, 현대차와 LG 등 4대 그룹 계열사가 인프라 문제로 공장을 계획대로 가동하기 어려워지거나 투자 계획을 변경해야만 할 수도 있다.

결국 바이든 정부가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프라와 관련된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 기업들의 생산 투자에 리스크를 낮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미국 투자, 미국의 인프라 지원이 성공의 '변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5월22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4대 그룹의 미국 내 생산투자는 한미 협력관계 강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들의 글로벌시장 진출 및 경쟁력 확보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한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미국 내 투자를 도울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고 세심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정의선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을 투자 대상지로 선택해준 데 감사하며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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