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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원전 이용 확대 전망,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확보 시급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2-05-09 16: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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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세계적 에너지 위기 등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새 정부 들어 원자력발전의 이용 확대가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원전 가동에 수반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를 놓고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윤석열정부 원전 이용 확대 전망,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확보 시급
▲ 고리원전 3호기의 모습. <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후보자는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의 주요 수단인 원전을 합리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원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 가격의 고공행진에 따른 움직임으로 읽힌다. 여기에 최근 자원의 무기화 움직임이 일어나 에너지 안보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원전 이용률을 82%까지 올리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전 이용률은 원전 설비용량 대비 전력 생산비율로 지난해에는 74.5%였다.

원전 이용률은 2010년에는 91.2%에 이를 정도였지만 2011년 3월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위험성이 부각돼 박근혜 정부 때는 75~85% 수준으로 낮아졌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65~75% 수준으로 원전 이용률을 더 낮췄다.

원전 이용률의 확대는 현재의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비교적 신속하고 용이한 대응 수단일 수 있다. 이를 82% 수준으로 올리면 원전 2기를, 90%까지 올린다면 원전 3~4기를 새로 짓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난다.

원전 가동률을 80% 중후반대까지 올리는 것만으로도 신규 원전 건설 없이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2030년까지 원전 비중 30%’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의 발전단가가 낮은 만큼 원전 비중의 확대는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폭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한전의 적자 원인은 전기요금이 한전의 전력구매단가만큼 인상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인 만큼 발전단가가 낮은 에너지원의 공급 확대는 전기요금과 전력구매단가 사이 차이를 좁히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1kWh당 발전단가는 석유 215.5원, LNG 206.2원, 석탄 135.5원이다. 하지만 원전은 61.5원으로 다른 에너지원보다 압도적으로 발전단가가 낮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전 이용률이 1%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올해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3750억 원이 늘어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제는 원전 이용률이 높아지면 방사성폐기물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를 처리할 장소는 더욱 부족해진다. 방사성폐기물은 고온 상태로 배출되는 만큼 원전 내 저장시설에서 냉각을 거친 뒤 중간저장소, 영구저장소로 옮겨진다.

경수로 방식의 원전에서는 원전 건설과 함께 지어지는 수조 형태의 습식저장시설을, 중수로 방식의 원전에서는 건식저장시설을 원전 내 저장시설로 이용한다. 국내 중수로 원전은 월성원전이 유일하다.

하지만 한국 내에는 현재 중간저장소, 영구저장소가 없어 방사성폐기물은 모두 원전 내 저장소에서 보관되고 있다.

참고로 2015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국내 유일의 방폐물 처분시설이지만 원전, 병원 방사능시설 등에서 사용한 장갑 등 방사성 물질 함유량이 적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할 뿐이다. 경주 방폐장 운영으로 각 원전마다 포화 상태에 이른 중·저준위 방폐물의 임시 저장용량에 숨통이 트였다. 

국내 원전 내 저장시설의 포화도는 고리 85.4%, 한울 81.7%, 월성 74.3%, 한빛 74.2% 신월성 62.9% 등이다.

현재 수준의 원전 이용률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고리원전은 2031년, 신월성은 2044년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10년 안에 원전 내 저장시설 포화로 원전 가동 중단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원전 가동률이 높아지면 저장소의 포화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방사성폐기물 저장소를 마련하는 문제가 시급한 상태지만 방사성폐기물 저장소를 건설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한국 최초의 원전인 고리원전이 1978년에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40년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중간저장소, 영구저장소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가 올해 들어 고리원전 내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데도 지역사회에서는 사실상 반영구적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될 것이라며 반대 여론이 일기도 했다.

새 정부로서는 당장 원전 이용률 확대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방사성폐기물 저장소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창양 장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문제를 놓고 “문재인 정부에서 만들어진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에 절차와 타임라인이 명시된 것을 봤다”며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 하기 위해 특별법을 만들고 정부 내에도 종합적인 조정을 할 수 있는 부처 내 조직을 만들어 원전 확대와 동시에 병행해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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