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이 수소공급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은 수소사업에서 먼저 유통 생태계부터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 |
롯데케미칼은 산업용 가스인 수소, 질소, 산소 등을 제조 공급하는 기업 에어리퀴드코리아와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한다고 29일 밝혔다.
합작법인은 에어리퀴드코리아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0대 40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하게 된다. 롯데케미칼과 에어리퀴드코리아는 공정위의 기업결합신고 및 승인을 거쳐 올해 7월 법인을 설립해 수소 유통사업을 펼친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과 함께 액체 수소충전소 구축, 수소 저장용 고압탱크 양산 등에 4조4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번 에어리퀴드코리아와 합작법인 설립은 이와 같은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수소 유통 단계에서 주춧돌을 놓는 단계로 평가된다.
합작법인은 롯데케미칼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대산과 울산 2곳의 대규모 수소 출하센터에 투자해 수도권과 영남권의 수소 출하를 담당한다.
황진구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우선 롯데 계열사 등의 전국적 수소 수요를 충족시키고 모빌리티 등과 관련한 수소 유통시장을 개발하고 확대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황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롯데케미칼은 그간 쌓아온 생산 노하우와 세계 22개국 26개 생산기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에어리퀴드와 함께 수소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산업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수소산업의 성장세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올해 수소에너지사업단을 출범했다. 황진구 대표가 직접 지휘를 맡았다.
수소에너지사업단은 수소시장 선점을 통한 미래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일관된 경영전략 수립과 실행으로 고부가 가치 사업을 발굴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수소에너지사업단은 해외 암모니아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생산-운송·유통-활용’ 등 국내 수소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해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에어리퀴드코리아와 합작법인 설립은 이 가운데 유통채널에 힘을 쏟으려는 출발인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7월 중장기 수소사업 청사진인 ‘2030 수소성장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에는 수소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소 생산 분야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 말레이시아 SEDC에너지와 손잡고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에서 청정수소(블루수소, 그린수소) 프로젝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활용단계에서는 수소연료전지기업 범한퓨얼셀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설립한 탄소중립연구센터에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 ‘수소저장 및 운송을 위한 신규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기술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대산공장은 수도권 수소 유통을 맡고 울산공장은 영남권 수소 유통에 기여하려고 한다”며 “다양한 기업들과 적극적 파트너십을 통해 수소산업 전반에서 빠른 기술선점을 노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진구 대표이사는 1968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이수한 화학전문가다.
1995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우즈벡 프로젝트 담당, LA프로젝트 담당 등 굵직한 사업을 도맡아 왔다.
황진구 대표는 2018년부터 롯데케미칼 미국법인 LC USA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