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음악 저작권의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어온 정현경 대표가 제도권 편입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섰다.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른 사업영역 위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 대표는 '제2의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1일 오후 2시56분 기준으로 뮤직카우 음악 저작권 지수(MCPI)는 전날 대비 5.5% 내린 169.73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MCPI란 뮤직카우 옥션을 통해 플랫폼에 공개된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바탕으로 산출한 총 수익지수다.
전날 금융당국이 뮤직카우의 투자상품을 '증권'으로 규정하고 규제방침을 내놓으면서 MCPI는 7.92% 하락한 바 있다.
이틀에 걸쳐 뮤직카우 플랫폼에 올려진 상품들의 가치가 10% 넘게 폭락한 것을 두고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20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 증권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뮤직카우는 6개월 안으로 현행 사업구조를 변경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여기에 투자자의 권리 및 재산을 사업자의 도산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투자자 예치금을 외부 금융기관의 투자자 명의 계좌에 별도 예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청구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모두 운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금융당국이 뮤직카우에 대한 제재절차를 조건부 보류하기로 하면서 당장 사업을 중단하거나 과징금을 내야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규제 리스크에 따른 고객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뮤직카우는 금융당국이 내건 조건을 이행할 때까지 신규 청구권 발행을 할 수 없으며 이미 발행된 청구권만 플랫폼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
플랫폼 내 자산들의 가치를 나타내는 MCPI가 금융당국의 발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하는 것도 이같은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 대표는 제도권 편입을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건강한 거래환경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선물위원회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유예기간 안에 신속히 모든 기준 조건을 완비할 것이다"며 "제 2막을 준비하게 될 기회를 마련해 주신 금융당국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뮤직카우는 21일부터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신규 옥션을 서비스 개편 완료시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조각투자 플랫폼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제재를 유예하고 제도권으로 편입한 것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조각투자를 비롯한 신종증권 사업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로 했다.
2018년 뮤직카우의 공식 서비스를 선보인 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던 정 대표가 제도권 편입이라는 변화 앞에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뮤직카우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누적 회원 수 약 110만 명, 누적 거래액 약 3611억 원을 달성했다. 2021년 6월 시리즈C 단계 투자까지 진행했으며 이를통해 누적으로 340억 원의 자금을 모았다.
정 대표는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꼽힌다. 그는 1999년 온라인 교육업체 중앙ICS를 세우고 정부, 공공기관의 원격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했다.
벤처산업협회 이사, 한국여성벤처협회 부회장, 한국이러닝산업협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최근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진출의 발판도 마련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전략적 파트너사로 참여해 60억 원 규모의 초기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