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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미다스의 손' 곽재선, 쌍용차 인수로 KG그룹 신화 이을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4-07 1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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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미다스의 손' 곽재선, 쌍용차 인수로 KG그룹 신화 이을까
▲ 곽재선 KG그룹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기업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제법 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도 그 중 하나다.

그가 쌍용자동차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곽 회장이 매각조차 잘 되지 않는 기업이나 청산까지 거론되는 부실한 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키며 KG그룹의 사세를 키운 자수성가형 오너경영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다른 기업들보다 진정성은 커 보인다.

다만 쌍용차 정상화에 투입될 자금이 천문학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가능성도 있어 인수전 완주 여부를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7일 KG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단계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은 쌍용차 매각주관사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아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고 말했다.

KG그룹의 쌍용차 인수전 등판을 놓고 시장에서는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최근 인수전이 펼쳐지는 양상을 보면 쌍용차의 기업회생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사실상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는 기업들의 주가를 띄우는 재료로만 활용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디슨모터스뿐 아니라 최근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쌍방울그룹의 계열사 주가는 모두 쌍용차 인수 보도 이후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KG그룹 계열사인 KG동부제철과 KG케미칼 등의 주가도 6일에 이어 7일 급등했다.

KG그룹은 에디슨모터스나 쌍방울그룹과 자신들의 상황은 확실하게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KG그룹 관계자는 “KG그룹의 지주사격인 KG케미칼의 재무구조가 우수한 데다 KGETS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인수자금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KG케미칼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KGETS 매각 자금 등을 합하면 8천억 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쌍용차 인수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곽재선 회장의 발언을 봐도 KG그룹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에는 진정성이 보인다.

곽 회장은 6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몇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데도) 청산이 좋다고 하니까”라며 “동부제철을 인수할 때도 그랬고 뭔가 기업인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며 쌍용차 인수전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곽 회장의 과거 행보를 보면 KG그룹의 쌍용차 인수 검토가 단순한 찔러보기식 참여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곽 회장은 ‘실적이 나쁜 회사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만 보이면 인수한다’는 사업 확장 DNA를 가지고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 KG그룹의 사세를 키운 오너경영인이다.

매각도 잘 되지 않고 청산이 거론되는 소위 ‘맛이 간 회사’를 주목해 인수한 뒤 알짜기업으로 돌려세운 경험이 여러 번 있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해 10년 동안의 부진에서 빠져나온 KG스틸(옛 동부제철)이다.

동부제철은 2010년대 들어서 계속 적자를 낸 탓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철강기업이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동부제철을 청산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까지 냈다.

동부제철은 2015년부터 회사를 정상화시킬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4년 동안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곽 회장이다.
[오늘Who] '미다스의 손' 곽재선, 쌍용차 인수로 KG그룹 신화 이을까
▲ 곽재선 KG그룹 회장.
곽 회장의 KG그룹은 2019년 6월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손을 잡고 2천억 원을 투자해 동부제철을 인수했다. 곽 회장은 인수 뒤 동부제철의 이름을 KG동부제철로 바꾸고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며 직접 영업일선에도 뛰어들었다.

그 결과 곽 회장은 동부제철 인수한지 1년 만에 회사를 12년 만의 반기 기준 경상이익 흑자로 돌려세웠고 지난해 KG동부제철은 연간 영업이익 3천억 원 가까이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KG그룹의 모태나 다름없는 KG케미칼 역시 곽 회장의 역량이 드러난 사례다.

곽 회장이 KG케미칼을 인수할 2003년 당시만 해도 KG케미칼은 적자를 보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곽 회장이 인수를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선 뒤 1년 만에 흑자환했다.

곽 회장은 이 밖에도 외식 프랜차이즈기업인 KFC와 할리스커피 등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 시장에서 종종 존재감을 뽐냈다.

물론 곽 회장이 KG그룹 품에 안은 기업들에서 모두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곽 회장은 2017년 외식 프랜차이즈 KFC를 인수했으나 높은 부채비율 탓에 이익을 내도 이자 부담을 메우지 못해 경영을 정상화시키지 못했다. 현재 KG그룹은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KFC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곽 회장이 늘 가능성만 보이면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쌍용차 인수전 참가에 운을 띄운 것만으로도 KG그룹의 쌍용차 인수는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인수합병업계는 바라본다.

다만 곽 회장에게 쌍용차 인수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큰 규모의 대규모 인수합병이라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G그룹이 이번 인수전에 나선다면 할리스커피(1450억 원), 동부제철(2천억 원) 등을 뛰어 넘는 최대 규모의 베팅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KG그룹은 인수자금 조달 측면에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지만 향후 넣어야 할 돈이 조 단위로 거론된다는 점은 곽 회장을 신중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곽 회장은 2021년 5월 KG그룹 홈페이지에 있는 ‘곽재선의 창’이라는 게시판을 통해 ‘이기는 습관(성공의 습관)’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라는 책에 적혀있는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런 말을 외쳐보자. 긍정적인 말을 자꾸 반복하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이것은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다”라는 문구를 소개했다.

곽 회장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일이 술술 풀리기도, 된통 엉키게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회장이 쌍용차의 현실과 미래를 놓고 어떤 가능성을 봤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여태껏 보여준 인수합병 성공사례에 쌍용차라는 이력이 한 줄 더 생길지 인수합병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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