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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무풍에어컨 Q9500'과 '셰프컬렉션' 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두 회사는 TV와 냉장고 등에 이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에어컨 시장에서 프리미엄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생활가전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만큼 프리미엄 에어컨 시장에서도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프리미엄 전략 에어컨으로 더욱 힘줘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전략을 에어컨까지 확장하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서 소비자가전사업부문은 2분기에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다”며 “무풍에어컨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판매가 소비자가전의 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에어컨 판매량이 LG전자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이끌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성수기에 따른 에어컨 판매 증가로 H&A사업본부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H&A사업본부의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제품군 다양화 전략이 2분기 전사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사업에서 나란히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 세계 경기불황으로 세계 가전시장의 규모가 줄어드는 데 반해 북미와 유럽 등 구매력 높은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메이디와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세계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어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보다 프리미엄 가전라인업을 늘려 수익성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삼성 패밀리허브’ 냉장고, ‘엑티브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전략에서 성과를 보면서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에서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1분기에 영업이익 510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분기만해도 적자였던 가전사업을 흑자로 돌려세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생활가전 시장은 에어컨 제품의 성수기 진입 등으로 전체 시장이 소폭 성장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모델 판매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1분기에 영업이익 408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78.1% 급증했다.
LG전자 역시 ‘트윈워시’ 세탁기, '디오스' 얼음정수기 냉장고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판매호조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 에어컨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에어컨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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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왼쪽)과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이 '휘센 듀얼에어컨'을 선보이고 있다. |
◆ 삼성 LG 프리미엄 에어컨 국내 판매호조, 해외 승부는?
삼성전자는 올해 주력 에어컨 모델로 ‘무풍에어컨 Q9500’을 내놨고 LG전자는 ‘휘센 듀얼에어컨’을 선보였다.
무풍에어컨 Q9500과 휘센 듀얼에어컨은 가장 비싼 모델의 가격대가 600만 원대에 이르고 가장 낮은 가격대도 200만 원선이다.
에어컨의 소비자 평균 구매가격이 5월을 기준으로 120만 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모델이 모두 평균 구매가를 훌쩍 뛰어넘는 고가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 에어컨을 차별화하기 위해 각기 다른 기능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바람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무풍’ 기능을 강조한 반면 LG전자는 사람의 움직임을 읽어 필요한 곳에 바람을 보내는 ‘맞춤형 바람’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프리미엄 에어컨인 ‘무풍에어컨 Q9500’은 포물선 형태로 나아가는 ‘회오리바람’으로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춘 뒤 13만여 개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균일한 온도의 냉기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냉방상태를 유지한다.
LG전자의 ‘휘센 듀얼에어컨’은 에어컨 중심부에 부착된 인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사람 수, 위치, 활동량 등을 자동으로 감지한 뒤 2개의 토출구를 여닫고 바람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냉방이 필요한 곳에 4도가량 더 차가운 바람을 내보낸다.
이런 차별화 전략에 힘입어 현재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두 모델 모두 높은 가격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Q9500은 1월 출시한 뒤 4개월 동안 국내 판매량이 6만 대를 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에어컨은 지난해 에어컨 시장의 분위기와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무풍에어컨 라인업이 확충됐고 CF도 방영되기 시작한 5월부터 판매량은 더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올해 주력 프리미엄 에어컨 모델인 ‘휘센 듀얼에어컨’의 1분기 누적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가량 늘어났다.
LG전자 관계자는 “5월부터 에어컨 주문량이 본격 늘면서 창원의 에어컨 생산라인을 완전히 가동하고 있다”며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예상보다 훨씬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국내 판매호조에 해외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프리미엄 에어컨 신제품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해외 가전시장에서 올릴 실적에 대한 기대도 늘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능들이 북미 등 해외 프리미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