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우리은행은 지난해 공석이었던 푸본생명 측 사외이사 1명, 새롭게 과점주주로 들어온 유진프라이빗에쿼티 측 사외이사 1명, 과점주주 외 사외이사 1명 등 3명을 새로 선임했다.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신한금융지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 구성원 14명 가운데 12명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8명으로 뒤를 이었고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7명으로 동일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10명,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각각 9명씩 구성원을 두고 있다.
사외이사 34명의 평균연령은 64.7세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가 66.7세로 가장 많았다. 신한금융지주가 65.0세, 하나금융지주가 64.8세, 우리금융지주가 62.3세로 뒤를 이었다.
KB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을 통해 1949년생인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 대신 1962년생인 최재홍 사외이사를 새로 영입했는데도 평균연령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KB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사외이사 전원이 60~70대로 구성됐다. 그만큼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연륜과 경험을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가운데 교수 출신이 유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최재홍 KB금융지주 사외이사.
KB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전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을 교수로 채웠다. 교수 출신 인사가 사외이사 절반을 넘긴 곳은 KB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최재홍 사외이사가 전자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모바일 미디어전문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재홍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경영학과 교수다.
4대 금융지주에서 경영학, 경제학, 법학 등 문과가 아닌 공학을 전공한 이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두 번째다.
4대 금융지주가 핀테크시대를 맞아 디지털전환, 플랫폼경쟁력 강화 등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 전문가의 사외이사 영입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1980년 태어난 송수영 사외이사가 새로 합류하면서 평균연령이 크게 낮아졌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에 1980년대에 태어난 인사가 영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송수영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송수영 사외이사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박안순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1945년생)보다 35년, 나이가 두 번째로 적은 윤재원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1970년생)보다 10년이나 젊다.
1980년생은 요즘 새로운 세대의 대명사로 불리는 ‘MZ세대’의 시작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금융지주가 파격적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송수영 사외이사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이후 과점주주 몫이 아닌 금융지주 내에서 자체적으로 추천해 선임한 첫 사외이사로 평가된다.
송수영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세종의 파트너변호사로 현재 동반성장위원회협력사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ESG전문가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지주가 ESG경영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에서 송수영 사외이사의 선임을 통해 차별적 움직임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일본, 홍콩 등 글로벌시장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가 다수 포진됐다.
▲ 김조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절반인 6명이 일본, 홍콩 등 해외시장을 주요 무대로 활동하는 재계, 학계, 금융계, 법조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번에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된 김조설 일본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최경록 일본 CYS 대표 자리를 대신한다. 그만큼 안정성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는 다양성을 특징으로 한다.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학계 3명, 금융계 2명, 재계 1명, 법조계 1명, 관료 출신 1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는데 교수들 전공은 각각 법학, 경영학, 경제학으로 다르다. 금융계 인사도 한 명은 신한금융지주 출신, 다른 한 명은 우리금융지주 출신으로 구성해 다양한 시각을 확보했다.
▲ 이강원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이번 주총에서 교수 출신인 박원구 사외이사 대신 판사 출신인 이강원 사외이사를 선임한 점도 눈에 띈다.
이강원 사외이사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유일한 판사 출신으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초까지 부산고등법원장을 지냈다.
채용비리, 펀드 불완전판매 등 금융그룹에 나타났던 문제점과 관련한 이강원 사외이사의 조언이 그룹 전반의 사법리스크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이 이뤄지고 주총을 통해 선임이 확정된다”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상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분야에서 전문성에 맞춰 후보를 관리하고 적임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