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버거킹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 아웃백을 인수한 데 이어 버거킹까지 추가해 종합외식기업으로서 또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실시한 버거킹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bhc그룹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비케이알 지분 100%와 일본에 있는 버거킹 매장 운영권이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버거킹 매각 대금으로 1조 원까지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16년에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한국 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 원에 인수했다.
한국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은 지난해 매출 6784억 원을 올리며 한국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248억 원)도 1년 전보다 204% 증가했다.
박 회장은 앞서 2014년부터 치킨 이외의 외식 브랜드들을 인수하며 bhc를 종합외식그룹으로 키워왔다.
bhc그룹의 지주사격인 bhc는 지난해에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2천억 원에 사들였는데 지난해 11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수를 마무리한 지 4개월여 만에 다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박 회장은 종합외식그룹으로서 더 큰 성장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bhc그룹의 외식 브랜드들은 bhc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bhc는 한우전문 외식브랜드 ‘창고43’을 운영하는 부자되세요와 순댓국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 ‘큰맘할매순대국’을 운영하는 보강엔터프라이즈 등을 거느리고 있지만 이들 브랜드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박 회장이 아웃백에 이어 버거킹을 인수하게 되면 bhc그룹의 인지도와 위상이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박 회장은 미국 서부에서 유명한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를 국내에 들여온다. bhc는 지난해 말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올해 6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SPC그룹이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여와 외식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 사례가 있어 박 회장은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박 회장은 최근 언론사에도 손을 뻗고 있다.
앞서 21일 bhc그룹은 중앙일보S와 일간스포츠, 이코노미스트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4월에 주식매매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S는 중앙일보의 100% 자회사이고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기자들은 중앙일보S와 고용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bhc그룹 관계자는 버거킹과 중앙일보S 등의 인수와 관련해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bhc그룹이 자체 회사에 비판적 여론을 방어하려는 목적과 함께 향후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 몸집을 불리려는 것으로 바라본다.
박 회장의 '기업쇼핑'에 식품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그의 탁월한 경영 성과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어서다.
bhc는 2013년 기준 매출 827억 원으로 치킨업계 중위권이었는데 박 회장이 ‘뿌링클’이라는 히트상품을 내놓으면서 성장가도를 달려 2021년 기준 매출 4천억 원대의 2위 기업이 됐다.
그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2012년 제너시스비비큐의 자회사였던 bhc치킨의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에서 bhc를 인수하면서 박 회장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돼 현재에 이르렀다.
박 회장은 bhc그룹의 오너는 아니지만 주요 주주로 있다. 2018년 11월 그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로하틴그룹 출신의 사모펀드 엘리베이션PE, MBK파트너스 등과 손잡고 경영자매수방식(MBO)으로 6800억 원에 bhc그룹을 인수했다.
당시 박 회장은 300억 원을 직접 투자해 bhc의 모회사인 글로벌레스토랑그룹(현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 지분 10.7%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