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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비트코인 '디지털 금' 되나, 진짜 안전자산 안착하려면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03-22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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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비트코인은 가상화폐를 대표하는 상징적 자산이다. 비트코인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점으로 또 한 번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라 비트코인 시세도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차트를 보면 전쟁 직전까지는 가파르게 하락하다가, 막상 전쟁이 터지고 난 이후에는 다시 회복하고, 또 전쟁이 길어지면서 다시 하락하다가 현재는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을 보인다.

사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글로벌 대형 가상화폐는 어느 정도 시세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전쟁 상황에서 큰 변동 폭을 보이면서 ‘디지털 금’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쟁 직전 비트코인이 급락하면서 진짜 안전자산인 ‘금’과 디커플링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다시 상승했다는 이야기 등은 모두 비트코인의 ‘안전자산성’과 관련돼 있다.

비트코인을 정말 안전자산으로 볼 수 있을까?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이라고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나아가기 위해 거쳐야 할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이야기는 한참 전부터 나왔지만 커다란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비트코인에는 금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금이 지닌 변하지 않는 귀금속으로서 가치는 그 자체로 금이라는 현물자산의 ‘신뢰’를 만들어준다. 환금성이 높은 현물을 직접 보유한다는 데서 오는 신뢰는 그 어떤 자산도 넘보기 힘들다. 기업이 망하면 그대로 휴짓조각이 되어버리는 주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비트코인은 내재적 가치로 보면 주식보다도 못하다. 최소한 주식은 현실에 존재하는 기업이라는 베이스가 있고 이 베이스를 바탕으로 가치평가가 이뤄질 수 있지만, 비트코인의 가치라는 것은 단순히 사회적 약속으로만 정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고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높여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인정해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안전자산의 가장 중요한 요소, 바로 가치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영원히 안전자산이 될 수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안전자산으로서 신뢰란 반드시 내재적 가치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내재적 가치든 단순히 합의된 가치든 세계 대부분 사람이 “비트코인에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라는 신뢰를 보내게 된다면 안전자산으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 글로벌 안전자산의 효용성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효용성은 오랜 기간에 걸친 투자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며 “암화화폐의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 강화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비트코인의 시세 추이를 살펴보면 전쟁 발발 직전 비트코인이 급락한 것은 아직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서 신뢰를 주지 못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기간 진짜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이 막상 일어난 이후에는 비트코인이 다시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 지역에서 비트코인의 수요가 엄청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지역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대규모로 발생한 것은 루블화 가격 폭락으로 루블화를 대체할 수 다른 재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어떤 기관이나 정부가 제어할 수 없는 ‘탈중앙화’라는 비트코인의 가장 중요한 속성이 주목을 받은 셈이다.

비트코인은 이번 전쟁을 통해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국제 정세와 상관없이 어디로든 무제한 이동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신뢰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어떤 안전자산도 불가능했던 커다란 이점이다.

물론 어떤 자산이 안전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추상적 개념인 신뢰 말고도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거래 규모다. 거래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이 점에서 다른 가상화폐들과 비교해서는 가장 안전자산에 가까이 와 있는 가상화폐라고 볼 수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3월21일 기준 약 1044조 원이다. 같은 날 기준 글로벌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천조 원이 넘는 회사는 애플, 사우디아람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 5개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순위 6위인 테슬라 역시 시가총액 1천조 원 회복에 가까이 있다.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어느 정도 그 자산의 가치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한다. 규모가 크면 엉덩이가 무거워지고 그러면 자산의 신뢰도는 올라간다. 실제로 안전자산 ‘금’의 3월7일 기준 시가총액은 무려 우리 돈으로 1경 5500조에 이른다.

정리하자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번 전쟁을 통해 안전자산으로서 신뢰를 일부분이지만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과연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처럼 되는 것을 원할까?

과연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안전자산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자산에 투자하는 걸까? 이런 의문에 다음 영상에서 대답해 보도록 하겠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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