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2-03-21 12:16:08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가 유럽시장 1위 지위를 지키기 위해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런 움직임에는 카카오가 최근 웹툰 플랫폼사업에서 유럽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
21일 네이버웹툰은 올해 상반기 안에 프랑스에 유럽총괄법인 ‘웹툰EU(가칭)’를 신설해 글로벌사업 거점을 추가하고 유럽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법인이 신설되면 네이버웹툰은 북미 본사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유럽까지 주요 시장에 모두 사업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네이버웹툰은 2019년 글로벌 플랫폼 ‘웹툰(WEBTOON)’의 프랑스어, 스페인어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2021년에는 독일어 서비스를 추가해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data.ai(구 앱애니)에 따르면 웹툰(WEBTOON) 프랑스어 서비스는 올해 2월 기준 프랑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웹툰·만화 앱 중 월간 활성 이용자수(Monthly Active User)와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어 서비스도 월간 활성 이용자수와 매출 모두 현지 양대 앱마켓 내 웹툰·만화 앱 가운데 1위다.
이처럼 이미 시장에서 무리없이 서비스를 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데는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
앞서 카카오의 일본 웹툰플랫폼인 픽코마는 17일부터 프랑스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픽코마 서비스를 담당하는 카카오픽코마는 2021년 9월 유럽 진출을 위해 픽코마 유럽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로 평가되는 김형래 대표를 선임했다.
픽코마 관계자는 프랑스 서비스와 관련해 "일본 만화와 한국 웹툰을 동시에 서비스한다는 점이 픽코마의 강점이다"며 "프랑스는 일본 만화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준구 대표로서는 웹툰(WEBTOON)이 이미 유럽시장에서 웹툰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았지만 카카오의 추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유럽법인 설립 후 연재 작품수를 더욱 확대하고 현지 창작자 발굴도 강화해 웹툰 생태계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우선 올해 프랑스어 플랫폼에 약 200개, 독일어 플랫폼에 100여 개 작품을 추가해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지 작가들의 작품 외에도 검증된 한국 인기 웹툰과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글로벌 서비스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을 추가해 장르의 다양성도 넓힌다.
또한 7월에는 프랑스에서 3번째 웹툰 공모전을 진행한다.
지난해 7월 진행한 제2회 웹툰 공모전에는 12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리기도 했다.
독일에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현지 작가 등용문 시스템인 ‘캔버스(CANVAS)’를 가동해 현지 창작자 발굴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현지 인력 확보, 출판사 네트워크 강화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들도 진행한다.
김 대표는 “유럽의 디지털 만화 시장은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며 “유럽법인 설립으로 더욱 현지화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작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유럽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대표가 네이버웹툰이 글로벌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시도한 여러가지 사례는 웹툰업계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해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미국시장 진출 과정에서 웹툰이라는 단어를 시장에 이식하기 위해 네이버를 뺀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웹툰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준구 대표는 2019년 10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성과와 방향성을 알리는 서비스 밋업 행사에서 “네이버웹툰이 디즈니 못지 않은 세계적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웹툰 플랫폼과 창작 생태계라는 두 축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겠다”며 글로벌시장 공략에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13년 네이버웹툰사업부 부장, 2014년 네이버 웹툰&웹노블 셀 리더, 2015년 네이버 웹툰&웹노블 CIC 대표 등을 거쳐 2017년 5월 네이버웹툰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 대표는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만화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만화서비스 담당이 됐을 만큼 웹툰사업에 진심인 것으로 전해진다. 1977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대 응용화학부에 1997년 입학해 2007년 졸업했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