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의 생명보험 계열사 2곳인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통합을 공식화하면서 통합생명보험사의 수장 자리를 누가 꿰찰지 주목된다.
보험전문가로 규모가 더 큰 쪽인 푸르덴셜생명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KB금융그룹 내 요직을 거쳐온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초기에는 모두 대표이사에 올라 각자대표 체제를 이룰 가능성도 나온다.
▲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
16일 푸르덴셜생명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임기 변경안을 결의한다.
KB금융지주가 최근 푸르덴셜생명-KB생명보험의 통합을 공식화하고 통합시기를 내년 초로 잡은 만큼 당초 8월까지인 민 사장의 임기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통합 생명보험사의 사장 자리를 누가 맡게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민 사장과 이 사장은 이력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1962년 생인 민 사장은 계열사 사장 중 유일하게 KB금융그룹 출신이 아닌 인물이다.
민 사장은 1988년 대한화재해상보험에 입사한 뒤 34년 동안 보험업계에 몸담고 있는 보험 전문가로 평가된다.
푸르덴셜생명보험 내부에 밝아 조직의 빠른 안정을 위한 적임자로 꼽힐 수 있다.
이와 달리 1964년 생인 이 사장은 KB국민은행 부행장을 거쳐 KB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계열사 경영자 자리를 꿰찬 '정통 KB맨'이다.
특히 KB금융지주에서 이 사장이 맡은 재무총괄 자리는 KB금융지주 안에서 핵심 자리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온 만큼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로 보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더해 이 사장은 2024년 1월까지 임기를 부여받은 만큼 생명보험사 통합 뒤에도 최소 1년의 사장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에서 역할을 맡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애초 올해부터 이 사장을 KB생명보험 사장 자리로 보낸 것 자체가 푸르덴셜생명과 통합을 염두해둔 인사라는 시선도 있다.
다른 시각에서는 민 사장과 이 사장이 초기에 모두 대표이사에 올라 각자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조직의 화학적 통합을 위해 힘을 합칠 가능성도 나온다.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에 편입된 지 아직 1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은 만큼 조직문화 등을 통합해 나가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미국의 글로벌 보험사 푸르덴셜파이낸셜의 출자로 세워진 보험사로 국내 첫 외국계 보험회사라는 이력을 지니고 있다.
4년제 대졸 남성 위주의 설계사(라이프플래너) 조직이 큰 강점으로 여겨져 왔으며 이에 따라 독특한 인적구성의 설계사 중심으로 조직문화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KB생명보험은 1993년 설립된 한일생명보험에 모태를 두고 있으며 2004년 KB금융그룹에 편입된 뒤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영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출발선이나 조직문화, 규모 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각자대표 체제를 통해 통합 초기의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KB금융지주는 2016년 말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통합때 KB투자증권 출신의 전병조 사장과 현대증권 출신의 윤경은 사장으로 각자 대표체제를 꾸려 2년 동안 지속한 바 있다.
두 법인의 통합은 아니지만 2015년 6월 LIG손해보험이 KB손해보험으로 출범했을 때 기존 대표이사였던 김병헌 당시 사장 체제를 초기에 그대로 유지하기도 했다.
다만 6개월 뒤 KB금융그룹 측 인사인 양종희 당시 KB금융지주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