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 대표가 취임 이후 내부 소통에 힘쓰면서 앞으로 조직 개편 등 구체적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대표는 2021년 11월 네이버 새 수장에 내정된 뒤부터 직원들과 소통에 힘써왔다.
그는 14일 주주총회 이후 정식 임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와 함께 내부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도 소통을 놓지 않았다.
최 대표는 취임 직후 임직원들에게 팬레터라는 이름의 메일을 보내 '귀찮아 할 만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대표는 메일에서 "가파른 성장 과정에서 구성원이 경험하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제도와 프로세스 미비 등 문제를 해결하고 투명하게 소통해 주도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메일을 통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힌 것은 임직원들로부터 네이버를 향한 신뢰를 높여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21년 5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면서 IT업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비판을 많이 받았다. 특히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구성원들이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 등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최 대표가 비교적 젊은 CEO인 만큼 그가 강조하는 소통의 노력이 실제 네이버의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사회적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상당 부분 회복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움직임을 놓고 최 대표의 의지가 실제로 구현될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네이버는 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채선주 전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채 사내이사는 지난해 5월 발생한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직원이 사망한 사고 당시 CCO를 맡고 있었던 터라 네이버가 조직문화를 개선할 의지가 있느냐는 비판적 목소리들이 나온다.
실제로 네이버 안팎에서는 채 이사가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네이버가 마련한 쇄신안이 빛을 바랬다는 평가도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와 함께 경영 쇄신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네이버가 채 이사에게 중요한 역할을 부여한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네이버는 이번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채 이사에게 네이버의 대외 정책 수립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강화라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이를 놓고 네이버 내부에서는 지난해 사고 당시 인사업무 총괄 임원이었던 채 이사에게 ESG 업무를 맡길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익명 기반의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네이버 관련 글들을 보면 '채선주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에 댓글만 170여 건 올라오기도 했다.
최 대표는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되겠다"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공략을 강조하고 있다.
최 대표가 강조하는 글로벌 공략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네이버 안팎에서 일고 있는 채 이사에 대한 반대 여론을 설득하고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 진심을 보여야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역시 신뢰회복을 말하고 있다.
카카오는 먹튀 논란을 일으킨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를 지난해 11월 카카오의 대표로 내정한 뒤 노조의 내정 철회 요구, 주가 폭락 등을 겪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