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의 새 사업인 헬스케어사업을 담당할 롯데헬스케어의 초대 대표에 외부출신 인재인 우웅조 롯데지주 신성장3팀장을 발탁할 가능성이 나온다.
신 회장이 만들고자 하는 ‘뉴롯데’에 외부인재의 역할론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11일 롯데그룹 안팎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의 설립 시기와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구성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한민국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검색하면 롯데지주는 아직 롯데헬스케어의 법인등기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롯데지주가 10일 이사회를 열고 700억 원을 현금으로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기로 결의한 만큼 조만간 법인등기 등 회사설립 과정이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헬스케어의 초대 대표를 맡을 적임자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우웅조 롯데지주 신성장3팀장이다.
우 팀장은 2021년 8월에 롯데지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혁신실 산하 헬스케어팀의 팀장으로 합류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에서 일하며 헬스케어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것이 롯데그룹 헬스케어팀장 발탁의 이유로 꼽혔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2014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6년9개월 동안 일하며 삼성헬스의 서비스운영 및 마케팅 팀장, 삼성헬스서비스 및 플랫폼 PM 총괄파트장 등을 맡았다.
SK텔레콤에서 일했을 때도 헬스케어업무를 오랜 기간 맡았다.
그는 2005년 8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9년 넘게 SK텔레콤에서 일했는데 2010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SK텔레콤 헬스케어비즈개발부문에서 근무하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인 ‘헬스온’의 상용화에 기여했다.
2014년부터는 SK텔레콤 스마트앱세서리부의 선임 매니저를 맡아 헬스케어와 관련한 웨어러블기기의 상품기획과 마케팅 등을 담당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 여러 임원들의 면면을 살펴봤을 때 우웅조 팀장보다 헬스케어분야에 높은 이해도를 지닌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롯데그룹 안팎의 의견이다.
롯데그룹으로서도 완전히 새로운 사업 영역에 뛰어드는 만큼 사업을 추진해본 경험이 있는 인물을 발탁함으로써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우웅조 상무를 영입해 헬스케어팀을 맡긴 것은 사실상 신사업을 담당할 적임자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일일 가능성이 높다”며 “우 팀장이 롯데헬스케어 출범을 이끈 만큼 그에게 대표까지 맡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초대 대표와 관련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우 팀장을 롯데헬스케어 초대 대표로 낙점하게 되면 롯데그룹의 탈순혈주의 흐름을 강화한다는 신호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신 회장은 수년 전부터 롯데그룹의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지만 보수적 조직문화가 좀처럼 변화하지 않아 성과를 내는 데 애를 먹었다. 그 연장선에서 신 회장이 꺼내든 것은 ‘외부인재 수혈’이었다.
신 회장은 2021년 11월 말 진행한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롯데그룹의 주요 보직에 비롯데맨을 대거 발탁했다.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에는 글로벌기업 P&G 출신의
김상현 부회장을 선임했으며 호텔군 총괄대표에는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한 안세진 사장을 세웠다.
롯데쇼핑의 상징이자 핵심인 롯데백화점 대표에 라이벌기업 신세계백화점 출신의
정준호 대표를 앉힌 것도 매우 파격적 행보였다. 외부인사가 롯데백화점 대표를 맡은 것은 회사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롯데쇼핑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쇼핑은 이후에도 계속 외부에서 인재를 찾고 있다.
1월에는 신세계백화점 출신의 임원 2명을 영입했으며 2월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다뤄본 인물들을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임원으로 뽑기도 했다.
롯데그룹 유통군만 보면 유통군 총괄대표와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마트사업부, 이커머스사업부 등 핵심 요직의 수장이 모두 비롯데맨이다.
여기에다 롯데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해 새로 설립하는 법인의 대표까지 외부인재가 맡는다면 신 회장이 만들어가는 '뉴롯데'를 상징하는 인물 대부분이 비롯데맨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