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경기 과천 8·9단지(예상 공사비 9830억 원) 재건축 사업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 지역 첫 진출을 노리는 현대건설과 정면승부를 펼쳐 포스코건설의 주택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고 서울 도시정비 수주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과천 8·9단지 재개발 조합은 최근 현대건설 단독입찰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됨에 따라 재입찰공고문을 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경기 과천 8·9단지 재개발사업은 최고 15층, 14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을 최고 35층, 2837세대로 재탄생시키는 것으로 공사비만 98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용적률도 128%로 낮은 수준이라 사업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4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지난 3일 입찰을 마감했는데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하면서 유찰됐다.
과천은 관악산과 청계산으로 둘러싸인 입지에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아 수도권 택지지구 가운데 준강남생활권으로 평가되고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에 힘을 쏟고 있는 지역이다.
과천 대부분 단지들의 도시정비사업이 끝났거나 진행되고 있고 남은 지역은 8·9지단지와 10단지뿐이다.
현대건설은 과천 첫 진출을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시하며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포스코건설이 2차 입찰 때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경기 과천 8·9단지 재건축사업 1차 입찰 때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2차 입찰 때는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주택 브랜드 ‘더샵’ 가치를 끌어올리며 주택사업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번에 과천에서 하이엔드를 내세운 현대건설을 꺾는 이변을 만들어 낸다면 서울 도시정비시장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일 수 있다.
실제 한 사장은 포스코건설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은 건설사와 대결에서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2020년 5월 서울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275세대, 공사비 1020억 원)에서 강남권 재건축사업의 강자인 GS건설을 이기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인천 주안10구역 재개발사업(1150세대, 2029억 원)에서 DL이앤씨를 이기고 사업을 따냈다.
다만 한 사장은 지난해 서울 대형 도시정비사업에서 단독수주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213억 원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지만 서울에서 따낸 사업규모는 5693억 원으로 전체 수주금액의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서울에서 따낸 도시정비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인 가락동 쌍용1차 리모델링(2085억 원)은 컨소시엄으로 따냈다.
단독으로 따낸 신도림 우성3·5차 아파트 리모델링(1978억 원)도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각각 따낸 서초 잠원동아 아파트 리모델링(4818억 원), 중계본동 백사마을(4992억 원)과 비교하면 규모면에서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
더욱이 수주 확률이 매우 높은 서울 노량진3구역 재개발(1272세대, 공사비 2954억 원)사업의 일정이 밀릴 가능성이 있어 한 사장이 적극적으로 과천 8·9단지 재개발사업에 입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노량진3구역은 오는 4월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조합 내부에서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려 하고 있어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임안이 가결되면 사업 일정이 최소 4~6개월 지연된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앞서 6일 열린 대구 반고개 재개발(총 공사비 3562억 원)사업에서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마수걸이를 해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올해 도시정비시장을 두고 리모델링에서는 1기 신도시 위주로, 재개발·재건축은 모든 전국사업장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조합에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하고 품질이 뛰어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