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2-02-27 15: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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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오리온과 롯데제과 모두 러시아 지역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러시아에서 생산확대를 추진하고 있었지만 러시아가 장기간 경제제재로 고립 상태에 놓이게 되면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오리온 러시아 제품 매장 진열 이미지. <오리온>
27일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경제제재로 러시아가 고립되면 원재료 수급 차질 등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여러 대응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은 현지 내수시장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어 곡물가격 상승이나 러시아 경제제재 조치에도 당장은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제재로 인해 원재료는 수급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중국 법인을 통해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현재 러시아 공장 가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원재료와 부재자의 재고량을 늘리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6개 국가는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 금융기관 등을 국제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러시아 금융기관 등은 국내외 송금이 제한되고 수출 대금을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가 국제 교역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등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을 확대하려던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두 회사 모두 올해 러시아에서 생산한 제품을 러시아 내수시장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으로도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오리온은 수출물량이 늘어나는 것까지 고려해 러시아 기존 공장의 4배 규모인 신공장을 짓고 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근처인 트베리 지역에 들어서는 신공장은 오는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오리온의 러시아 공장은 지난해 3분기까지 평균 가동률이 134%를 기록해 생산량이 현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였다.
실제로 오리온의 지난해 러시아 매출은 1050억 원으로 2020년 보다 30%가량 증가했고 올해 1월 매출도 지난해 1월보다 65.1% 증가해 성장률이 높았다.
▲ 롯데제과가 러시아에서 방영하는 TV 광고 장면. <롯데제과>
롯데제과도 앞서 1월에 340억 원을 투자해 러시아의 초코파이 생산 라인과 창고 건물을 증축해 새로운 제품 ‘몽쉘’을 올해 상반기 안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두 회사의 이러한 성장전략 추진이 쉽지 않게 됐다.
게다가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길어지면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실적에도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밀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식품회사에서 쓰는 소맥(밀)은 통상 미국산과 호주산을 쓰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물량은 1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밀이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면 소맥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