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는 그 자체로 최대의 정치 이벤트이면서 시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직접 줄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공약 이행을 위한 각종 정책이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각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비슷한 공약도 있지만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있다.
이재명 후보의 모든 국민 기본소득 연 100만 원이나
윤석열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등 대표 공약을 보면 각 후보가 그리는 국정운영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당선 가능성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공약을 중심으로 대선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정치, 경제, 사회 등으로 나눠 살펴본다.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남형 기자
곽 : 안녕하십니까. 채널Who 곽보현입니다.
20대 대통령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대선 후보 등록을 한 후보 모두에게 당선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현실적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둘 중 한 명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와 함께 두 후보의 공약을 토대로 각 후보가 당선됐을 때 한국사회가 어떠한 부분에서 어떻게 변화할지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 안녕하십니까.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입니다.
◆ 정치
곽 :
이재명 후보의 공약과
윤석열 후보의 세부공약 가운데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꼽자면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이나 GTX 관련 공약 및 철도지하화 공약, 주택 공급 확대, 가상자산 소득 5천만 원까지 과세 면제 등 많은 부분에서 닮은꼴 공약을 많이 내놨습니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장 차이가 분명하거나 어느 한쪽에서만 하겠다는 공약들도 있는데 먼저 정치분야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분야 공약 가운데 권력구조와 관련한
이재명 후보의 개헌 공약이 눈에 띕니다.
김 : 네. 그렇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당선되면 임기 안에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요. 개헌안 중에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있습니다.
이 후보는 대통령 임기 단축까지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실제로 이대로 개헌이 이뤄지면 2026년부터 행정권력을 선출하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같은 해에 치를 수 있게 됩니다. 2년 간격을 두고 총선과 시기가 엇갈리면서 '중간평가'가 가능해지고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 상호견제하는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대통령의 권한은 강력한 데 5년 단임이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단위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이명박 정부가 실시한 4대강 사업을 놓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되돌리는 4대강 재자연화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끝나기 어려운 장기 프로젝트인데
윤석열 후보는 당선되면 4대강 재자연화정책을 폐기하겠다고 했습니다.
곽 : 그렇군요.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87년체제'가 근 30년 만에 새롭게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군요.
개헌론은 역대 대선 국면을 달궈왔던 오랜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주로 정권 막바지에 어김없이 등장하곤 했지요. 청와대로 권력이 쏠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거론돼 왔지만 매번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아 온 것도 사실입니다.
윤석열 후보측 입장은 어떤지요?
김 : 네. 개헌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코로나 극복과 미·중 기술패권 전쟁 대응, 산업구조 개혁 등 더욱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들면서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입니다. 대신 민정수석 폐지나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등 청와대의 권력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정치시스템 이외에 사법분야 공약에서도 두 후보가 대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운명도 대선 결과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높은데요.
윤석열 후보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검찰청 예산을 법무부와 별도로 편성하겠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권한이 강화되는 것이죠. 이와 함께 공수처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도 고위공직자 부패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공수처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긴 했는데 검찰총장까지 지낸
윤석열 후보가 검찰권한을 강화하는 공약을 내자 여권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성을 이어받는다는 태도입니다.
◆ 경제
곽 : 이번에는 경제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상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는 어찌 보면 정치분야보다 직접적으로 일반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선 진보는 분배를 중시하고 보수는 성장을 중시한다는 전통적 인식이 깨졌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성장을 외치고
윤석열 후보가 복지 확대를 약속하고 있죠. 성장과 분배, 차세대 첨단산업 육성과 복지지출 확대 등에서 두 후보의 차이점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중도확장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로시간 공약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결이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들의 근로시간 공약은 향후 5년 우리 경제의 경쟁력과 더불어 근로환경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정책이라 할 수 있는 주52시간제는 대선 결과에 따라 변화할 수 있어 보이는데 어떠한가요?
김 : 네.
윤석열 후보는 이번 대선 기간 줄곧 주52시간제 유연화를 주장해왔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업무 형태와 근무 형태에 따라 주52시간제를 지금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입니다.
현행 탄력근로제는 주 최대 64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 있지만 이를 월 단위로 확대해 지금보다 유연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아울러 주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1일당 최소 11시간 휴식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윤 후보와 달리
이재명 후보는 주4.5일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현재는 법정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하는 주5일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격주로 4일 근무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죠.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08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근로 시간이 길었습니다. 반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1.7달러로 OECD 38개국 중 27위에 머물렀습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연차휴가 일수와 소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포괄임금 약정은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곽 : 대한민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부동산 분야 공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주택 대량공급과 주택담보대출비율 완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부동산 부분도 살펴봐 주시죠.
김 : 수치에만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요.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206만 가구에 105만 가구를 더해 31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 후보는 250만 채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LTV 공약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신혼부부를 비롯한 청년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LTV를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놨습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에선 주택 가격의 최대 40%밖에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 후보는 이를 90%까지, 윤 후보는 8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금융권에선 LTV 확대 공약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DSR 규제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여기에 이 후보는 청년층에 대해 장래 소득을 기반으로 DSR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밖에 이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500% 상향, 분양원가 공개제도 및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을 통한 반값 아파트 공급 공약 등이 눈에 띄고요, 윤 후보는 청년원가주택, 역세권 첫집,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통합 또는 1주택자 대상 종부세 면제, 임대차3법 개정 등을 제시했습니다.
곽 : 부동산 말고도 또 하나 유권자들이 관심을 많이 두는 경제분야는 주식이 아닐까 합니다. 개미 투자자들도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의 주식 양도세 폐지 공약에 관심이 모이고 있지요?
김 : 네. 2023년부터 정부가 양도소득세 적용 기준을 확대해 대주주를 포함한 개인투자자까지 연 5천만 원 이상의 매매차익에 최대 25%의 양도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윤석열 후보는 이를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공약을 내놨습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긴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의 세금 원리에서 출발해 오랜 논의를 거쳐 내년부터 양도세를 물기로 하고 거래세는 폐기하기로 만들었는데 거래세를 폐기하면서 양도세까지 없애겠다고 해 부자감세정책이다, 포퓰리즘이다 이런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매도와 관련해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후보는 개인과 외국인투자자의 공매도를 위한 주식 차입기간이 다른 점 등을 수정해 형평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고요, 윤 후보는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에는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서킷 브레이커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 사회
곽 : 사회와 환경 외교 등 다른 분야는 어떠한가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당선됐을 때 큰 변화가 나타날 부분이 없지 않을 텐데요.
김 : 대표적으로 에너지정책을 들 수 있습니다. 경제분야와도 밀접하게 관련되는 부분인데 탄소중립이라는 대명제는 두 후보의 공통적인 목표이지만 윤 후보는 원자력 기술력을 발전시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원전의 원천기술을 수출하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을 뒤집겠다는 것이죠.
반면
이재명 후보는 원전 줄이기를 기조로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대표적 공약이 '에너지고속도로'입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태양광·풍력 발전이 가능한 전국 각지에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작은 규모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도시로 판매하는 시스템인데 정부가 이를 위한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 투자는 일종의 마중물로 민간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인 것이죠.
곽 :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정부의 에너지정책과 환경정책의 틀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이 관련 정책 정보를 명확히 알고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외교 안보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입장차가 두드러지죠?
김 :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중국에 대한 시각 차이가 큽니다.
가령 이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 참여 등을 반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3불 입장'을 계승하겠다는 태도입니다. 미국과 관계 등에서는 '실용'을 전면에 내세웠고요.
반면 윤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세워 3불 입장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중국과 외교를 '굴종외교'로 규정하며 차별화에 무게를 뒀습니다.
병역제도와 관련해 대체로 병력을 감축하는 데에는 공감대를 갖고 있지만 모병제 운용 등에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이 후보는 2027년까지 징집병을 15만 명으로 축소하고 모병을 통해 행정·군수·교육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군무원 5만 명을 충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반면 윤 후보는 모병제에 회의적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윤 후보는 '국방혁신 4.0'을 추진해 병력 중심의 군에서 탈피하고 2040년까지 무인전투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곽 : 그 외에
윤석열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를 언급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젠더갈등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20대 남성의 지지를 끌어올렸거든요. 단순히 여가부를 폐지만 하겠다 이런 것은 아니죠?
김 : 네 여가부가 폐지되면 여가부가 담당하던 고유의 복지 기능 등의 재편 과정이 불가피합니다. 윤 후보는 아동과 가족, 인구 등 사회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반면 이 후보는 여가부 폐지에 반대 입장입니다.
곽 : 네 그렇군요. 지금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을 중심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으로 나눠 대선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 변화상을 예상해봤습니다.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의 공약을 잘 살펴보고 그들이 중시하는 정책과 국정운영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두 후보가 비슷한 내용의 공약을 제시한 부분도 있고 입장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슨 공약을 내놓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든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비롯해 풀어야 할 각종 현안이 너무 많이 산적해 있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다음 대통령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약속했던 공약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