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스마트폰에 이어 태양광패널에서도 손을 떼며 LG전자의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자동차 전장과 로봇 등 가능성이 있는 미래형 신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태양광패널사업의 방향성을 꾸준히 검토한 결과 6월30일자로 태양광패널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LG전자는 2010년 태양광패널사업을 시작해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태양광시장에 중국의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시장과 사업 환경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 태양광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2019년 1조1천억 원 대 매출은 2020년 8천억 원 대로 하락했고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면서 LG전자는 태양광패널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LG전자에서 태양광패널사업의 매출 비중은 1.5% 수준이다.

다만 LG전자는 A/S(사후관리) 등 필요 물량을 감안해 2분기까지 태양광패널을 생산한다.

태양광패널사업 관련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은 새로운 근무지에 재배치된다.

조 사장은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1년 4월 조 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있으면서 26년 동안 이어온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철수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IT생태계에서 모바일기기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LG전자가 오랫동안 적자를 내면서도 포기하지 못했던 것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철수는 투자자들이나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LG전자 스마트폰사업 철수 결정으로 그동안 신용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 온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며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 조 사장은 LG전자의 새 성장동력을 자동차부품과 로봇사업에서 찾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을 종료하는 대신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며 전장부품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부품사업은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외형 성장을 이어가며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LG그룹은 LG전자뿐 아니라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전장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그룹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로봇사업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LG전자는 아직 로봇사업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로봇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로봇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데다 사업자가 로봇을 판매한 뒤에도 통신과 관리시스템 등 관련 솔루션을 유지보수하며 지속해서 실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018년 로봇 브랜드 ‘클로이’를 내놓았고 현재 서브봇(서빙), 살균봇(위생), 잔디 깎이봇, 가이드봇(안내) 등을 시범운영하는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잇는 로봇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태양광패널사업이 속했던 BS사업본부는 로봇, IT(모니터, 노트북), ID(사이니지, 상업용TV) 등에 집중하는 한편  전사 차원의 신사업을 검토, 육성하겠다”며 “생활가전,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사업 체계를 소프트웨어,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며 고객가치 및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