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화건설을 2022년 시공능력평가 10위 안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건설은 2014년 시공능력평가 9위를 기록한 이후 7년 동안 번번이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데 조 단위 복합개발수주와 주택 브랜드 포레나의 높아진 위상을 기반으로 올해 10위권 진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23일 건설업계와 한화건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부회장은 2019년부터 따낸 조 단위 복합개발사업 수주를 바탕으로 올해 10대 건설사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제도는 국토교통부에서 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금액으로 환산해 매년 7월에 공시한다.
이 제도는 발주처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조달청에서 등급별 유자격자명부의 근거로 활용하기도 한다.
유자격자명부 제도는 발주할 공사를 규모별로 유형화해 일정 등급 이상 등록자에게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각 건설사는 시공능력 순위에 따라 등급을 받는다.
특히 '10대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까지 건설사를 말하는데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재개발·재건축 등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오를 수 있다.
실제 서울뿐 아니라 전국 광역시의 주요 도시정비사업에는 10대 건설사가 아니면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4년 시공능력평가 9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번번이 재진입에 실패했다.
당시 최 부회장은 2014년부터 해외사업 부실에 따라 발생했던 영업적자를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이에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10대 건설사 위상의 회복은 흑자전환만으로 되지는 않았다. 2020년과 2021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1위에 올라 문턱 앞에서 멈춰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건설이 2019년부터 조 단위 복합개발수주를 연이어 따내며 복합개발사업의 강자로 떠올랐고 주택 브랜드 포레나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은 2019년 7월 사업비 2조 원에 이르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수주했다. 2020년 7월 사업비 9천억 원 규모의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을, 2021년 6월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도 주관사로 수주했다.
또한 사업비 2조1672억 원 규모의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사업을 두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시공능력평가 2위 현대건설을 비롯해 3위 GS건설, 4위 포스코건설, 5위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포진해 있던 무역협회 컨소시엄을 꺾어 복합개발사업의 강자 위치를 공고히 한 셈이다.
여기에 시공능력평가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2019년 주택 브랜드 포레나를 선보인 뒤 전국 각지에 공급한 단지들마다 완판행진을 이어가며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외부 환경도 우호적이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 10위인 SK에코플랜트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플랜트사업부문을 매각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연료전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한 플랜트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합병한 뒤 상환전환우선주 50%+1주를 프라이빗에쿼티(PE)와 미래에셋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여기에 9위를 차지한 HDC현대산업개발도 도시정비업계에서 퇴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 철거 현장 붕괴 사고에 이어 올해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아파트에서도 붕괴사고가 일어나 최장 1년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요컨대 한화건설의 10대 건설사 위상 회복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셈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복합개발사업에 집중하는 데 더해 주택사업뿐 아니라 토목 등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2022년에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