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원장이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에 취임해 18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전자금융거래법의 국회 통과 등 핀테크산업 규제 개선과 핀테크 업계의 소통확대를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18일 핀테크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회장이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진행된 제4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데는 핀테크 규제 완화를 원하는 회원사의 바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핀테크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성장했는데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핀테크업체의 금융업 진출 문턱을 낮추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종합지급결제사업자를 허용하고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 등을 도입해 핀테크업체들이 금융소비자에게 계좌를 발급해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핀테크업계는 지불결제와 이체업무 등 전자금융거래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좌를 발급할 수 있도록 규제가 바뀌면 핀테크업체들의 신사업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4대 핀테크산업협회 회장 선거는 단독후보가 출마했던 1대와 2대, 2명의 후보가 맞붙었던 3대 때와 달리 3명의 후보가 나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회비를 납부한 핀테크기업 344곳이 투표에 참여해 회장을 선출했는데 회원사들이 핀테크산업의 규제 완화를 이끌어 낼 적임자로 이근주 회장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전통 금융권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과 함께 핀테크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1960년 태어나 IBK기업은행의 전산정보부, 뉴욕지점, 국제업무부 등을 거친 뒤 스마트금융부장을 지냈다.
이후 소상공인간편결제추진단장, 제로페이SPC설립준비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 제로페이사업을 운영하는 비영리재단법인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을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2016년 핀테크산업협회 설립 당시 설립준비국장과 사무국장을 맡은 경험도 있어 협회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젊은 대표들이 많은 핀테크업계에서 연륜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과 나이 차이도 적게는 19년, 많게는 24년 가량 났다.
이 회장 역시 회원사들의 희망사항을 담아 당선 이후 전자금융법 개정 등 규제 완화를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이 회장은 선거 이후 핀테크산업협회 보도자료를 통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통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영역 확대 그리고 망분리 규제의 합리적 완화 등이 매우 시급하다”며 규제혁신 등을 통한 핀테크산업 성장을 강조했다.
이밖에 핀테크업계의 소통 확대도 이 회장의 중점 추진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산업과 비교해 업체사이에 소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는 업계의 소통 확대가 포함됐다.
핀테크업계가 소통을 확대해 주요 현안에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향후 제도정비 과정에서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한 핀테크회사의 대표가 아니라는 점도 중립적으로 업계 소통을 이끌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핀테크업계에서는 그동안 핀테크산업협회가 회장사의 사업분야만 대변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핀테크산업협회 1대 회장은 토스를 이끄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2대 회장은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 3대 회장은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각각 맡았다.
핀테크산업협회 회원사로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핀테크산업도 이제 어느 정도 성장한 만큼 다른 주요 산업처럼 업체들 사이의 교류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내부적으로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도 이번 신임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