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이 2019년 90억 원에서 2021년 1300억 원으로 ‘퀀텀점프’했다.
지난해 10월 HLB에 인수합병된 체외진단의료기기업체 에프에이의 얘기다. 에프에이는 올해 초 HLB 헬스케어사업부로 새 출발했다.
새 터전에 안착한 HLB 헬스케어사업부는 어떤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까. 에프에이 대표였던 남윤제 HLB 헬스케어사업부 사장에게 물었다.
18일 남 사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헬스케어사업부의 중장기적 목표는 치료가 아닌 질병 예방을 위해 자가진단이 가능한 면역 진단용 키트를 개발해 진단전문기업으로 발전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HLB 헬스케어사업부는 1회용 알코올솜(스왑), 코로나19 검체 채취용 키트 제품(면봉 및 수송배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알코올솜 국내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한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국내 판매 및 수출 규모 역시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남 사장은 기존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를 바라보고 있다. 면역 진단용 키트 개발 역시 포스트 코로나 준비의 일환이다.
현재 주력사업인 검체 채취 도구 및 수송용 배지에 관해서는 제품 저변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관련 제품에 한정되지 않는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남 사장은 “각종 질병 및 바이러스 검체 채취 도구와 핵산, 단백질 등 다양한 샘플을 수송할 수 있는 수송용 배지 개발을 늘릴 것이다”며 분자진단용 시약류 개발에도 매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HLB 헬스케어사업부가 남 사장의 계획대로 진단전문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프라가 필요하다.
헬스케어사업부는 공장 등이 있는 세종 이외에도 대전에 새로운 1만3천여 ㎡(약 4천 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놨다. 여기에는 나노 소자를 활용한 원천기술 등 첨단 진단기술을 연구하는 기술연구소 및 개발 제품 양산시스템이 들어서게 된다.
물론 기존 매출원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남 사장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늘어나는 검체 채취 도구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이를 위해 양산 확대 및 품질·납기 준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장 대응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이런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헬스케어분야에서 입지가 넓은 HLB그룹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HLB는 에프에이를 포함해 다양한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기업을 인수해 신약개발을 위한 가치사슬 'HBS(HLB 바이오 에코시스템)'를 구축했다. HLB그룹이 연구, 비임상, 임상개발, 제조, 유통 등 신약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전주기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남 사장이 승승장구하는 에프에이를 계속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대신 HLB와 손잡기로 결심한 배경이다.
남 사장은 “기업의 가치는 이익창출과 같은 재무적 부문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경영을 통한 가치창출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약개발부터 제조 및 판매까지 네트워크를 갖춘 HLB와 진단에서 치료까지 이어지는 원스텝 라인을 함께 구축한다면 지속가능경영의 실현과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HLB그룹의 여러 계열사들과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대한 협업을 펼쳐가겠다”며 “각 계열사와 원천기술 개발, 라인 및 양산체제 구축, 판매 마케팅을 위한 협업을 이뤄 전체적인 그룹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남 사장은 청주고등학교와 한밭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소와 제약업체 엔에스팜 등에서 일하다 2003년 에프에이를 설립했다. HLB는 지난해 10월 에프에이 지분 100%를 약 1020억 원에 사들였다.
그동안 수익성이 부진했던 HLB는 에프에이의 합류로 인해 올해부터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HLB그룹의 일원이 된 남 사장은 그룹 구성원을 향해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혼자가 아닌 함께를 통해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