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들어 새 대출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이어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위부터) 토스뱅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로고. |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출시장에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새로 내놓고 있다.
우선 이들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의 분야에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새 시장의 문을 연 곳은 토스뱅크다.
앞서 14일 토스뱅크는 최저 금리 연 3% 초중반, 최대 한도 1억 원 규모의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내놨다.
토스뱅크의 사업자대출은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이에 더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고객의 신용에 따라 무보증·무담보로 한도를 부여한다.
다음 주자는 케이뱅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1분기 안으로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재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보증기반 상품을 출시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신용기반 상품을 내놓는다는 구상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하반기 안으로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사업자 대출상품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담조직을 통해 상품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앞다퉈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개인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활로를 찾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도 가계대출 부문의 성장은 더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사업자대출 규모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씨티)의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259조3천억 원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210조6천억 원)과 비교하면 23.1%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가계대출은 2019년 말 538조5천억 원에서 2021년 말 622조7천억 원으로 15.6% 증가하는데 그쳤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함께 기업대출에 대한 정부의 규제정책 변화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를 노리는 이유로 꼽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1월27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에 대해 115%, 중소기업 대출에는 85%, 개인사업자 대출에는 100%의 예대율 가중치를 적용해 가계대출을 줄이도록 유도해 왔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로 높은 가중치를 적용하면 대출이 실제보다 더 많은 것으로 계산돼 은행의 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았을 때 가계대출에만 100% 가중치가 적용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향후 3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시중은행과 같은 예대율 가중치를 부여받게 된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지 않으면 예대율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통상적으로 은행의 예대율을 100%로 권고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사업자 대출 이외에도 출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공략해 온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될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비중을 늘리는 것은 포용금융이라는 사회적 책임 달성뿐만 아니라 수익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의 목표치는 토스뱅크 42%,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5%다.
이밖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성장이 제약된 가계대출을 대체할 대안을 찾는 데 분주하다.
케이뱅크는 14일 아파트담보대출 누적취급액 1조 원 돌파를 기념해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를 모든 고객에 대해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한도는 1천억 원이다.
카카오뱅크는 22일 '챗봇'을 통해 모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