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원칙을 깨고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을 승인하며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5일 “중국의 팍스로비드 사용 승인은 지금까지 전 세계와 거리를 두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던 감염병 대응 전략에 전환점을 의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서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승인했다.
다른 국가에서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또는 백신이 중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중국은 14억 명에 이르는 자국민에 백신을 접종할 때도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을 수집하지 않고 중국 내에서 개발한 백신만을 사용할 정도로 해외 의약품에 강경한 보수적 태도로 일관했다.
시노백과 시노팜 등 자국 제약회사를 육성하는 동시에 중국이 해외에 의존하기 않아도 될 정도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와 같은 약품 개발과 생산을 단기간에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천은 “중국은 마침내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다른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자국에서 개발한 백신의 효과도 다른 국가의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실행했던 강력한 봉쇄조치를 중단하기 위해 화이자 치료제를 사들이기로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출입국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감염병 발생 지역의 이동 제한조치도 엄격한 수준으로 진행하면서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힘써 왔다.
그러나 이런 봉쇄조치는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하기 어렵다.
중국이 코로나19 대응 기조를 예방에서 사후 대응으로 전환하게 된다면 화이자는 팍스로비드의 잠재적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막대한 수혜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부스터샷 등에 활용되는 코로나19 백신도 중국산 백신의 유효성 등을 고려해 화이자나 모더나 등 해외 제약사의 제품을 승인해 들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관련된 의약품을 개발하는 전 세계 제약사들이 중국의 이런 변화에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포천은 “여러 중국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 임상시험을 통과한 회사는 없다”며 “중국이 확진자 증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사후 치료에 더 집중하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화이자가 전 세계 주요국가의 수요에 대응할 만큼 충분한 치료제 물량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중국의 팍스로비드 승인이 곧 한국 등 다른 국가의 치료제 확보에는 어려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포천은 화이자가 팍스로비드를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거론되고 있지만 화이자가 중국에서 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