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2-0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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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메타버스 관련주가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업 실적이 단기적으로 두드러지게 증명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꺾였지만 메타버스 사업의 장기적 성장성은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기업 실적이 두드러지게 증명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꺾였지만 메타버스 사업의 장기적 성장성은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서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주가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 주가는 지난해와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메타버스 테마 지수인 ‘FnGuide메타버스테마지수’를 따르는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TIGER Fn메타버스 ETF’는 지난해 10월 상장 뒤 연말까지 주가가 31%가량 급등했다. 반면 연초부터 현재까지 주가는 21%가량 떨어졌다.
‘FnGuide메타버스테마지수’에는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네이버,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하이브, 카카오 등 20개 종목이 포함돼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사업을 두고 부풀었던 시장 기대감이 기업실적을 통해 확인되지 못하자 투자심리가 꺾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긴축 우려로 국내 증시가 전반적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메타버스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머젠리서치는 메타버스 관련 시장이 올해 974억 달러 수준에서 2028년 8290억 달러(약 1002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최근 메타버스 관련주의 주가 조정이 사업의 장기 성장성을 고려하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관련주는 긴축국면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 등으로 주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단기 주가 조정으로 이들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차세대 핵심 성장 부문으로 삼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메타버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유망 테마 중 하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메타버스 관련주가 지난해처럼 다같이 전반적 상승을 보이기보다는 메타버스 사업 관련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체들을 위주로 오를 가능성이 커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테마주는 향후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실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며 “소프트웨어·콘텐츠·플랫폼 업체들은 기존 본업과 메타버스 신사업 사이 경계가 모호하고 단기간에 실적 가시성이 낮은 반면 메타버스의 핵심인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기기 등을 공급하는 하드웨어 업체들은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호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기대감만 있었다면 올해는 기업들의 메타버스 신사업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며 “옥석을 가리는 과정에서 VR·AR이나 여기서 소비될 콘텐츠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VR·AR 기기 출하량은 2022년 3천만 대로 늘며 역대 최대 증가율인 173%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점에서 단기적으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메타버스 하드웨어 관련 기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메타버스 하드웨어 관련 기업들로는 LG이노텍, 이노뎁, 이랜텍, 에이트원, 주연테크, 칩스앤미디어, 코세스, 선익시스템, 뉴프렉스, 엘엠에스, 에스코넥, 씨이랩, 옵티시스, 아진엑스텍, 큐에스아이 등을 꼽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