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은 1946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미국 유학을 떠나 프린스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73년 반도상사(현재 LX인터내셔널)사업부 수입과에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반도상사를 거쳐 1983년 럭키금성상사 싱가포르 지사 본부장에 올랐다.
1991년 금성사 대표이사를 맡았고 2002년 LG전자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구 회장은 LG전자 대표로만 10년을 근무하며 ‘디지털 CEO’로 불리기도 했다. 계열분리로 LG전자 회장에서 사임할 때 65세까지 LG전자에서 일하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상호 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경영인이었다.
다른 사람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른바 ‘밝은 인재’를 그룹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으로 선호했다. 밝은 사람이 모인 밝은 조직이 상호 존중하는 바람직한 조직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것을 싫어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비타인(不比他人)’을 가훈으로 삼았다.
구 회장은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LS전선과 LS산전 회장을 역임했고 LS그룹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LS그룹은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평회·두회 3형제가 2003년 LG그룹에서 LG전선(현재 LS전선), LG산전(현재 LS일렉트릭), LG니꼬동제련(LS니꼬동제련) 등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해 설립됐다.
구 회장은 LS그룹 초대회장으로서 적극적 인수합병과 해외 진출, 연구개발 강화 등으로 10년 동안 매출을 4배, 영업이익을 3배, 기업가치를 7배 키우며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 회장은 2013년 1월 LS그룹의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으로 이동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사촌 동생인 구자열 LS그룹 의장에게 그룹 총수자리를 잡음 없이 넘겨주면서 가족경영의 모범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2015년 3월 별세한 동생 구자명 회장에 이어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가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구 회장은 과거 개인 블로그에 “누구에게나 가족은 소중하고 특별한 의미로 자리매김하듯이 나에게도 가족은 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존재”라며 “그래서 나는 가족들에게 자긍심과 행복을 주기 위해 성실한 삶,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데 노력하고 있고 여기서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