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에 빠진 삼성디스플레이의 재도약을 이끌까?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올레드패널로 한 단계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올레드패널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권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수장도 맡아 삼성전자 부품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올레드사업의 외형을 확대하고 LCD사업의 수익성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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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디스플레이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삼성디스플레이의 새 대표로 선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동건 전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체제를 이어온 지 3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6조400억 원, 영업손실 2천7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발표 하루만에 수장을 전격교체한 것은 실적부진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빠른 전략적 판단을 통해 올레드패널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매출처를 스마트폰 외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스마트폰 수요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만큼 올레드패널사업 확대는 (삼성전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어 권 부회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도록 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에서 발휘한 성공DNA를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2012년 7월부터 11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직했는데 4년만에 '구원투수'로 재기용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애플과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외에 다양한 스마트폰업체들과 잇따라 올레드패널 공급계약을 맺거나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올레드사업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해 왔고 올레드사업 매출의 90%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올레드사업에서 외부고객의 매출 기여도를 30%까지 높이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모든 투자를 올레드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생산라인 증설에 대한 투자규모 추정치는 10조 원 이상”이라며 “내년까지 올레드 관련 공정설비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올레드 생산라인의 수율을 빠르게 안착하고 올레드패널 공급능력을 적기에 갖춰내 고객사를 확대하는 발판을 일궈내야 한다.
권 부회장은 잠재적 경쟁자들에 대해 견제도 소흘히 할 수 없다.
LG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샤프를 인수한 대만의 홍하이그룹, 재팬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키우겠다며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올레드 분야에서 이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2년이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 지 결정될 시기”라며 “권 부회장의 풍부한 경험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권 부회장은 부진한 LCD사업에서 원가개선 작업을 통해 수익을 회복해야 한다.
LCD패널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주도한 공급과잉에 LCD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등 업황이 부진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LCD사업부가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이번 1분기 원가절감을 위해 LCD패널의 생산라인에 신 공정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율 안정화에 고전하면서 부진의 폭을 더 키웠고 결국 올해 1분기에 전체실적도 적자로 전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