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부진한 업황에도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확대와 원가절감 노력으로 1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스마트폰사업과 가전사업이 모두 호조를 이어가고 반도체사업도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사업은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제품판매 확대와 부품업황 개선에 힘입어 실적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 갤럭시S7 조기출시 주효, 삼성전자 실적개선 이끌어
블룸버그가 28일 "삼성전자가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며 시장의 부정적인 관측을 잠재웠다"며 "갤럭시S7의 조기출시전략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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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은 IT제품 수요가 둔화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업황이 악화된 시장상황에 비춰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58.2%에 이르는 영업이익 3조8900억 원을 내며 전체실적을 이끌었다.
갤럭시S7이 3월 출시 초반부터 월 1천만 대에 이르는 높은 판매량을 보인데다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와 A시리즈도 신흥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갤럭시S7의 경우 갤럭시S6과 같은 디자인을 유지해 기존부품을 대거 채택하면서 생산단가를 낮춰 수익성을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J와 A시리즈도 내부 성능과 디자인을 소폭 바꾼 2016년형 새 모델로 출시해 원가절감에 주력했다.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생산이 늘어난 점도 IM부문의 실적개선에 한몫했다.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역시 베트남공장의 생산비중을 높여 부품공급가를 낮췄다.
갤럭시S7의 출시일을 한달 정도 앞당긴 전략도 판매를 늘리는 데 주효했다.
블룸버그는 "변화가 거의 없는 애플의 아이폰6S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조기출시된 갤럭시S7로 수요를 대거 이동했다"며 "방수기능과 외장메모리슬롯 등 유용한 기능을 추가하며 시장에서 차별화했다"고 평가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중저가 라인업의 체질개선과 갤럭시S7의 흥행이 모두 실적개선에 기여했다"며 "올해 프리미엄과 중저가시장에서 모두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가전과 반도체 실적도 견조, 디스플레이 적자전환
반도체부문의 경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1분기에 영업이익 2조6300억 원을 내며 지난해 1분기보다 10.2% 소폭 하락하는 수준에서 방어했다.
애초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지난해부터 계속 하락한데다 애플의 아이폰6S가 판매부진을 보이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주문량을 크게 줄였을 것으로 추정돼 대폭적인 실적하락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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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그러나 반도체사업부는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판매를 확대하고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3D낸드 SSD의 수요증가와 시스템반도체의 비중확대도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은 1분기에 LCD패널가격 하락과 프리미엄 TV 및 가전제품 판매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 5100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CE부문은 지난해 1분기에 영업손실 1400억 원을 봤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사업부는 1분기에 LCD TV패널의 공정전환에 따른 생산차질과 수율저하로 영업손실 2700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5200억 원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9조7800억 원, 영업이익 6조6800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1.7%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스마트폰사업의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고부가 메모리와 올레드패널의 수요증가에 더불어 갤럭시S7이 지속적으로 흥행할 것"이라며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