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행장은 당시 “전통 제조업에 맞춰져있던 것을 혁신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나가겠다”며 “기업은행이 모험자본 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험자본이란 위험 부담은 있지만 일반적 평균 이익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시작할 때 원천이 되는 자금을 말한다.
이제 막 시작한 벤처기업은 기술개발에 성공했지만 자금이 없어 ‘죽음의 계곡’을 지나가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 모험자금은 이런 기업들을 키우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은행은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한 뒤 여기서 성공한 기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 이를 다시 모험자본으로 제공하는 선순환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리스크가 높은 설립 3년 이하 기업에 지원하는 비중을 대폭 늘렸다.
권 부행장은 2021년에 2020년보다 모험자본 공급액이 2배가량 증가했던 점에서 더 나아가 2022년에는 모험자본을 1조5천억 원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권 부행장은 올해 창업육성프로그램을 통해 500개의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권 부행장은 단순 자금공급을 넘어 기술금융,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책을 결합해 기업의 창업초기 실패확률을 낮추는 데 초점 맞추고 있다.
기업은행은 서울의 마포, 구로, 서울대와 부산, 대전 등에 창업육성 공간인 ‘IBK창공’을 만들어 건강 및 진단,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 등 다양한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IBK창공은 시중은행들이 일반적 대출을 해줄 때와 다른 기준으로 기업울 분석하고 기술 수준과 투자유치 단계를 파악한 뒤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의료용 압축 기술을 보유한 국내 최초의 카테터(몸 속에 넣는 관) 전문기업 ‘바스플렉스’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기업이지만 기술력을 인정받고 기업은행 창업육성 플랫폼 IBK창공 육성기업에 선발돼 2021년 10월 5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권 부행장은 이처럼 기술이 뛰어난 초기기업을 찾아내는 예리한 판단력과 각 기업별로 최적화된 지원프로그램을 구성할 것을 혁신금융그룹에 주문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정부 차원의 혁신기업 지원 정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빅3산업(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DNA산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에서 정책금융 66조 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